슈틸리케 감독 “구자철 향한 비난 알고 있었다”
최근 부진한 경기력, 구자철 국내 비난 인지
"재능과 능력 믿고 있다, 훈련서도 좋은 모습"
구자철에 대한 슈틸리케 감독의 대답은 ‘믿음’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A조 첫 경기에서 전반 추가시간 조영철의 선제 결승골로 오만을 1-0으로 꺾었다.
A조에서 8강 진출이 유력한 한국과 호주가 나란히 첫 경기를 잡으면서 아시안컵은 이변 없이 출발했다. 일단 골득실에서 앞선 호주(+3)가 선두, 한국(+1)이 그 뒤를 이었다.
이날 대표팀은 볼 점유에 성공했으나 마지막 골 결정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공격수들은 슈팅을 너무 아꼈고, 급기야 후반에는 대부분의 선수들에게서 체력 저하 조짐이 보이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이어진 공식 인터뷰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지적에 “일부 동의한다”라며 “우리는 90분 동안 더 좋은 내용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우리 경기가 나빴다고는 보지 않는다. 마지막 5분을 빼고는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시작하면서 15~20분 정도 우리가 두 번째 득점 기회를 만들 찬스가 있었으나 못 만들어 아쉽다. 오늘 근소한 차이로 이겼고 어렵게 경기를 풀어 나갔지만, 이런 것들이 5-0 대승을 거둬 모두의 시선이 쏠려 우승 전력으로 평가 받는 것보단 나을 수 있다”며 “오늘의 실수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편이 더 낫다”고 진단했다.
특히 남태희가 아닌 구자철의 선발 기용은 의외라는 평가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슈틸리케 감독은 “사실 구자철이 비난 받는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재능과 능력을 믿고 있다. 훈련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좋은 경기를 해줄 거란 강한 믿음이 있었다. 오늘 MVP에 들지 않았나”고 감쌌다.
또한 최전방 공격수로 이근호 대신 조영철을 넣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근호는 사우디전에서 볼을 쉽게 빼앗기는 모습이었다. 오만이 수비적 경기를 할 것이란 예상을 했기 때문에 좀 더 볼 컨트롤을 잘하고 테크니컬한 조영철을 투입했다. 그가 골까지 넣으며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됐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얼마나 높은지 잘 알고 있다. 그런 것들이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반전 우리가 공격 작업서 침착성이 떨어진 이유”라면서 “사실 전반전처럼 플레이하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안 들었다. 그래서 후반 들어 측면을 활용했고 나아진 모습이었다. 이렇게 한 경기 안에서도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갈 수 있는 부분은 긍정적인 방향이다”라고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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