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잃은 플랜B' 슈틸리케호 우승 언감생심?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1.13 19:33  수정 2015.01.14 10:30

이근호 움직임 날카로웠을 뿐 대부분 부진한 모습

오만전 베스트11 중 이청용 포함 5명 교체 아웃

한국이 쿠웨이트에 고전해서는 우승을 꿈꾸기 어렵다. ⓒ 게티이미지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슈틸리케호가 쿠웨이트에 신승을 거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3일 호주 캔버라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전반 36분 남태희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 10일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승점 3을 확보했던 대표팀은 8강 진출의 청신호가 켜졌다. 대표팀은 호주가 오만을 꺾는다면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별리그를 통과하게 된다.

이청용 등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져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경기였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사실 선발 라인업은 슈틸리케 감독 의사와 달리 구성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만전에 나섰던 베스트 11 중 무려 5명의 선수들이 컨디션 난조로 빠졌기 때문이다. 오른쪽 다리 부상으로 낙마한 이청용이 조기 귀국길에 오르게 된 가운데 손흥민과 구자철, 수비수 김창수, 골키퍼 김진현이 라인업에서 아예 제외됐다.

그러자 슈틸리케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이근호를 배치했고, 좌우 날개를 김민우와 남태희로 구성했다. 포백 라인 및 골키퍼마저 모두 바뀐 가운데 '캡틴' 기성용과 박주호가 지키는 중원의 건재함만이 위안이었다.

우려대로 경기는 어려웠다. 한국은 전반 45분동안 고작 두 차례 슈팅만을 기록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근호가 시도한 첫 번째 슈팅도 전반 30분에서야 나왔다. 대표팀의 공격은 이근호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을 뿐 측면을 흔들어 줘야할 윙어들이 쿠웨이트 수비에 발을 묶이고 말았다.

경험 많은 베테랑 차두리의 존재감이 빛나 승리할 수 있던 경기였다. 차두리는 전반 36분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뒤 그대로 드리블로 돌파, 쇄도해 들어오던 남태희의 머리를 향해 정확히 크로스를 올려 결승골을 도왔다.

후반 들어 다급해진 쿠웨이트를 상대로 추가골의 기회가 수차례 있었지만 굵어진 빗방울로 지친 듯 공격은 무뎠고, 수비 라인은 허물어지기 일쑤였다.

특히 쿠웨이트는 공간 침투는 물론 중거리 슈팅까지 다양한 공격 루트로 한국 수비진을 흔들었다. 상대의 부정확한 골 결정력 덕분에 간신히 실점은 면했지만 위기 상황을 지켜본 슈틸리케 감독의 인상은 찌푸려질 수밖에 없었다.

당초 한국은 외신들로부터 '빅4'로 분류됐지만 우승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오만과의 1차전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우승후보다운 위용을 과시, 분위기를 크게 끌어올렸다.

아시안컵과 같은 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선수단 전체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불의의 부상 선수가 나오더라도 이를 메울 플랜B 확보는 모든 우승 후보 감독들이 고민하는 문제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와의 최종전을 대비하기 위해 주전 선수 대거 제외라는 승부수를 던졌고, 하마터면 승점 3을 확보하지 못해 가시밭길을 걸어야할 위기에 놓일 뻔 했다. 플랜B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운데 우승이라는 목표를 잡기 위해서는 주전 선수들의 회복이 급선무가 된 슈틸리케호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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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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