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산층 주거 안정을 위해 내놓은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에 건설사들의 반응이 아직까진 뜨뜻미지근하다.
건설 경기 불황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해야 하는 건설사의 입장에선 환영할 정책이지만, 불확실한 요인이 크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주택·건설업계 CEO 조찬간담회’를 갖고 “민간임대법 특별법 제정 전에도 성과를 가시화할 수 있도록 2월 중 시행령을 개정해 민간 임대리츠에 대한 기금출자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장관은 이어 “기업형 임대용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보유택지를 이달 중 공개하고, 특별법 제정에 앞서 기업형 임대리츠 등이 공공택지를 분양받을 수 있도록 이달 안에 시행령 등을 입법 예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건설사들이 우려하는 ‘기업형 임대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인 정책의 불확실성을 해소해 건설사의 참여를 적극 도모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작 난관은 국회에 있다. 국토부가 지원하겠다는 ‘규제완화, 택지지원, 자금지원, 세제지원’ 등의 대부분이 기존 ‘임대주택법’ 개정, ‘민간 주택임대사업 육성에 관한 법률(민간임대법)’을 제정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초기 임대료 자율화, 분양 전환 의무 폐지 등 민간 임대아파트의 핵심 사안도 법률 개정 및 제정을 거쳐야 시장에 적용될 수 있지만, 야당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서민 주거복지를 외면한 정책‘이라며 제동을 걸고 있어 실제 정책 시행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건설사의 수익성 확보도 불투명하다. 국토부는 현재 연 5~6%의 수익률을 기대하게끔 제시했지만, 실제 수익은 입지와 수요자 확보에 달렸다. 정부가 예상하는 임대료는 전국은 40만원 중반, 수도권은 60만원 내외, 서울은 80만원 내외다. 서울만 놓고 보면 보증금 8100만~1억400만원에 월 임대료는 70~81만원이다. 순수월세로만 따지만 122만원이다.
분양 아파트는 내 집이라는 인식이 강해 최초 청약(계약)후 계약금 및 중도금을 치르며 입주시점까지 기다릴 수 있지만, 임대 아파트는 말 그대로 언제든 집을 옮길 수 있는 임대기 때문에 굳이 준공 전부터 계약을 하고 2년여를 기다려 입주하는 것에 대해 소극적일 수 있다. 수요자 확보에 난항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또한 수요가 많은 인기지역일지라도 비싼 땅값 탓에 임대료가 높아지면 실수요자 확보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민간 기업의 특성상 LH처럼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할 일은 없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월세가 100만원을 넘어서면 중산층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정부의 금융지원과 세제지원을 뛰어넘을 만한 호재는 임대수익이 날만한 저렴한 알짜 택지수급에 있다”며 “일본은 1990년대 이후 부동산 버블붕괴를 통한 잃어버린 20년을 통해 저렴한 택지를 공급할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 민간택지는 저렴한 택지 선정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8년간 장기 임대는 기업의 건전성 유무를 나타내는 부채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형 임대사업을 위해 설립한 SPC(특수목적법인)의 제무제표가 건설사인 모회사와 연결될 경우 부채가 증가하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도 없는 실정이다.
대형건설사의 한 임원은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은 단기가 아닌 장기로 내다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선뜻 나서기 보다 정부의 움직임이나 시장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