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1950 브라질월드컵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 1-2로 졌다. 후유증은 컸다. 관중 2명이 심장마비로 숨졌고 2명이 권총으로 목숨을 끊었다. 브라질 전역에서 폭동이 일어났고 조기가 게양됐다.
1998 프랑스월드컵 결승에서는 프랑스에 0-3 완패했다. 축구황제 호나우두는 몸살로 힘 한 번 못 쓰고 지네딘 지단 앞에 무릎을 꿇었다. 브라질은 또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에 1-7로 참패했다. 자국민은 한 달 넘게 무기력증을 호소했다. 이처럼 세계 최강 브라질조차 많은 시련을 겪었다.
축구도 인생처럼 정상에서 내려오는 것은 순식간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은 2014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로 탈락했다. 특히 네덜란드를 상대로 5골(1-5 패)이나 얻어맞았다.
전통의 강국 독일과 이탈리아 등도 웃다가 울기를 반복했다. 독일은 2006 월드컵 4강전에서 이탈리아에 무릎을 꿇었다. 독일을 꺾은 이탈리아는 결승전에서 프랑스까지 물리치고 24년 만에 월드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이탈리아도 4년 전인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에 덜미를 잡혔다. 안정환의 골든골 순간 로마 광장은 싸늘한 침묵에 휩싸였다. 한국 교민은 한 달 동안 이탈리아 거리를 돌아다니지 못했다.
한국도 축구 때문에 통한의 눈물을 쏟아야 했다. 한국은 2002 월드컵에서 사상 첫 우승 꿈에 젖었다. 그러나 4강전서 독일의 발락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많은 축구팬들이 TV를 끄고 이른 잠을 청했다. 높아진 기대치는 무기력증으로 돌아왔다.
캐나다 방송인 기욤 패트리는 축구에 대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기쁘지 않는냐”라고 반문한 적 있다.
그러나 축구는 인생과 같아서 한 단계 올라서면 더 올라가고 싶다. 때문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고 집착할수록 후유증도 심해진다. 그렇다고 축구(인생)를 포기할 순 없다.
2015년, 반세기만의 아시안컵 탈환에 나섰던 한국은 또 울었다. 대표팀 막내 손흥민(22)은 맏형 차두리(34)에게 아시안컵을 안겨주고 싶었지만 호주가 막아섰다.
한국을 울린 호주도 4년 전인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똑같은 경험을 했다. 일본 이충성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주저앉았다. 호주 국민은 망연자실했다.
일본 또한 축구 때문에 많은 눈물을 쏟았다.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전에서 UAE에 35개의 슈팅을 날리고도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일본축구는 ‘도하의 비극’으로도 유명하다. 1993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라크에 덜미를 잡혀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종료 직전 자파르에게 동점골을 내줘 무릎 꿇었다. 당시 해설위원이었던 오카다 다케시(현 항저우 감독)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이밖에 2010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북한에 밀려 탈락한 이란, 2014 월드컵 최종예선서 이란에 져 탈락한 우즈베키스탄 등 축구는 많은 국가를 울렸다.
‘축구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인내다. 인생에선 종극에 웃는 자가 승리자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 또한 굴곡의 연속이었다. 현역 국가대표 선수가 중계석에서 두 번이나 월드컵을 지켜봤다. 시련을 견뎌낸 차두리는 마지막에 웃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축구에 대해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 (아시안컵 우승 실패와 관련) 너무 연연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현명한 마인드다. 축구는 계속된다. 한국축구도 지금은 굴곡진 인생의 여정일 뿐이다. 결승전에서 백번 잘하고 딱 한 번 실수한 김진수가 좌절해선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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