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권은희만 위증? 진실은 다수결로 결정안돼"
라디오 출연 "외로웠다는 이유로 진실 아니라면 사법적 진실과 맞지 않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가 3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무죄 확정으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같은 당 권은희 의원을 감쌌다.
문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대법원이 지난달 29일 국가정보원 댓글사태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수사결과 축소·은폐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데 대해 “우선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며 “김 전 청장은 선거 불과 3일 전인 12월 16일 밤 11시 후보자 TV 토론 직후에 국정원의 대선공작 사건에 대해 허위 수사결과를 전격적으로 발표하게 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그러면서 “2013년 8월 발표된 어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 중 약 14%가 그때 경찰이 사실대로 발표했었다면 오히려 박 후보가 아니라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며 “경찰의 허위 발표가 없었다면 대선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적어도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은 분명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문 후보는 “그런데도 선거개입이 아니라는 것은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며 “그보다 더 지적할 부분은 김 전 청장 사건은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이미 법무부 장관의 부당한 수사 개입이 있었고, 또 검찰 총장 찍어내기, 또 수사팀 교체가 있었지 않느냐. 그래서 나는 검찰의 직무유기에 의한 부실수사, 부실한 공소유지가 그런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을 이끌어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후보는 김 전 청장이 수사결과 축소·은폐를 지시했다고 폭로한 권 의원의 증언이 처음무터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권 의원의 진술과 관여한 다른 경찰관들의 진술이 엇갈렸는데, 진실이라는 것이 다수결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시에 그 정황에 비춰보면 누구 말이 더 신빙성 있느냐, 권 의원은 자기가 불이익을 받을 위험을 감수하면서 한 진술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어 “그러면 그 진술의 신빙성은 대단히 높은 것이다. 다른 경찰관들은 그냥 김 전 청장의 지시에 따라 허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는 사실을 그냥 은폐하려는 입장에서 한 진술들”이라며 “그런데도 권 의원의 진술이 말하자면 외로웠다는 이유로 진실이 아니라고 얘기하면 그것은 우리 사법적인 진실, 실체적 진실하고 맞지 않는 것이다. 국민들이 다 아는 바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아울러 문 후보는 헌법개정 논의와 관련해 “나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 때 나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다. 그래서 올해가 임기가 중반이기도 하고 큰 선거가 없는 해이기 때문에 개헌논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그 개헌보다 더 우리에게 절실하고 먼저 돼야 되는 것은 선거제도 개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주장하는 것은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를 도입해야 된다는 것이고, 또 대통령제에서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에 선거구 재획정을 하게 되는 계기에 이 선거제도 개편까지도 전향적으로 이루어져야겠다는 생각이고, 내가 당대표가 되면 여기에 우리 당의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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