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박삼구 회장 '아시아나항공 사수' 가능할까


입력 2015.02.11 15:58 수정 2015.02.23 09:12        박영국 기자

지배구조 핵심기업 금호산업 지분 인수 필요자금 마련 난관

금호아시아나 "지분 인수에 그룹 사활…반드시 찾아온다"

전경련은 24일 신라호텔에서 왕양 중국 국무원 부총리등 중국 대표단을 초청해 경제인 오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기업인 금호산업 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핵심 계열사들을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금호산업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달 30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 57.48%(약 1955만주)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고 입찰에 들어갔으며, 오는 25일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다.

금호산업은 건설업계 20위권(시공능력평가 기준)의 중견 건설업체에 불과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금호산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할 경우 국적 대형 항공사를 보유한다는 점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다른 계열사까지 줄줄이 딸려온다는 점은 더 매력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의 지분 46.00%를 갖고 있고, 금호터미널 지분 100%, 금호사옥 지분 79.90%, 아시아나개발 지분 100%, 아시아나IDT 지분 100% 등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박삼구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서는 절대 남에게 내줘서는 안되는 핵심 자산이자, 다른 기업들이 금호산업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경우 가장 군침을 흘릴 만한 자산이다.

금호산업 인수 후보 1순위는 박삼구 회장이다. 박 회장은 채권단 보유 주식 중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이 제시한 금액을 보고 최고가보다 조금이라도 많은 금액을 써내면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가져갈 수 있다.

문제는 ‘자금력이 뒷받침된다면’이라는 전제가 붙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초까지 1만원대 초반이었던 금호산업 주가는 채권단의 지분 매각 결의를 전후로 가파른 상승을 보였으며, 연초 2만원대 초반에서 한동안 머물다 지난달 30일 지분매각 공고를 전후로 또 다시 급등세를 보이며 11일 오후 3시 현재 2800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 57.48%의 시가는 5500억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금호산업 경영권과 아시아나항공 및 산하 계열사들의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인수 가격은 조 단위로 뛰어오를 수도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했더라도, 금호산업 지분 매수를 위해 치러야 할 가격은 다른 경쟁자들이 정해주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박 회장은 2011년 보유 중이던 금호석유화학 주식 전량을 매각하며 4090억원의 여유자금을 확보했지만, 이 중 3300억원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 자금으로 들어갔다.

박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 7.99%도 채권단에 담보로 잡혀 있어 자금 동원에 이용하긴 힘들다.

대안으로 재무적 투자자나 전략적 투자자가 언급되고 있지만, 필요 자금이 워낙 거액이라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기사’ 역할을 할 만한 기업으로는 혈연관계가 있는 대상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박삼구 회장의 여동생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대상그룹이 박 회장 지원을 목적으로 수천억원의 자금을 선뜻 내놓기는 힘들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임 회장은 투자를 통해 기업을 확장하기보다는 현금을 쌓아두거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스타일”이라며 “백기사 역할이건 투자 목적이건 금호산업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밖에서 들여다보면 박 회장이 인수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박 회장 본인은 금호산업 지분 인수를 통한 그룹 경영 정상화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기에 돈이 없어 보이니까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오는데 금호산업 지분 인수에 그룹의 사활이 걸린 만큼 반드시 인수할 것”이라며 “박 회장도 계속해서 대비를 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장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이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하는 데 걸림돌이 될 기업, 즉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기업으로는 재계 1위인 삼성이나 유통업체인 롯데, 신세계, 물류업체 CJ대한통운을 거느린 CJ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은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호텔, 면세점 등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후보로 언급되는 것일 뿐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한 곳도 없다.

삼성의 경우 호텔신라를 통한 인수전 참여가 언급되고 있지만, 정작 호텔신라는 금호산업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차원에서도 금호아시아나가 보유한 업종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자동차 사업(삼성자동차 르노에 매각)을 내놓게 된 이후로 ‘바퀴 달린’업종에는 진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며 삼성의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밖에 호텔·유통 사업을 하는 롯데, 신세계나 물류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CJ(대한통운), 제주항공을 통해 항공사업 확장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애경그룹 등도 주요 원매자로 언급되고 있지만, 모두 인수전 참여 의사는 밝히지 않고 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