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동상 ‘17분 정전’ 발생하자 총살 처형까지...
극심한 전력난에도 김시 부자 동상은 조명 밝히기 위해 늘 비상상태
북한에서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을 관리하고 있는 사적지 관리소는 늘 초긴장 상태이지만 특히 야간 조명을 유지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이 때문에 물이 얼어붙어 수력발전소를 가동하지 못해 극심한 전력난을 겪는 겨울에는 2중·3중으로 디젤 발전기를 구비해놓고 정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실제로 평양시 보안부 청사 내 김일성 동상의 야간 조명이 17분간 정전됐다는 이유로 보안부 모 부국장이 총살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난 2002년 김일성 동상에 비추는 야간 조명등에 17분간이나 불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정전 사태가 벌어졌고, 당시 보안부의 담당 부국장이 총살로 처형됐다”면서 “동상 관리소에는 평소 디젤 발전기를 5대나 구비해놓고 있었지만 이후로 발전기를 7대로 늘렸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해가 질 무렵이면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에 어김없이 조명등이 켜진다. 평양 시내 어느 건물에서도 불빛을 볼 수 없는 시간에 동상 조명만 환하게 밝히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은 “김일성 동상의 조명등은 이미 1995년부터 구동칩(드라이버IC)을 장착해 거의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지만 극심한 전력난을 겪는 겨울에는 종종 정전 사태도 발생한다”고 했다.
소식통은 이어 “조명등이 자동으로 켜지지 않을 경우 미리 예비해놓은 디젤 발전기를 재빨리 가동시키면 대개 10분 안에 조명등이 켜지지만 당시에는 10분을 넘기도록 예비용 발전기가 모두 가동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예비해놓은 5대의 디젤 발전기 모두 가동이 되지 않았고, 평소 발전기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죄를 물어 담당자를 처벌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동상 조명등 담당자에 대한 총살 이후 보안부 청사 내 김일성 동상에는 예비용 디젤 발전기가 7대로 늘어났고, 항상 준 가동 상태로 비상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도 지난 4일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보내는 전기는 발전소에서 직접 보내는 특선이기는 하지만 만약을 위해서 디젤 발전기를 준비해놓고 항상 반 가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방송에서 또 다른 함경북도의 주민 소식통은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전기 불이 나간다면 해당 관리소 일꾼들은 목이 남아나지 못할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야간에 갑자기 정전이 될 때를 대비한 2중·3중의 장치들이 준비돼 있고 이를 위해서는 당국에서도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 전역에 김일성 동상은 220여개로 추산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부터 김일성 동상 옆에 나란히 김정일 동상을 세우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소식통은 “평양 시내에 김일성 동상은 대표적으로 만수대와 보위부, 보안부, 김일성군사종합대, 만경대 혁명학원, 만경대 창작사 등 청사 안에 세워져 있다”면서 “하지만 열악한 전기 사정으로 평양시내에서도 작은 동상이나 지방의 경우 밤12시쯤 동상의 조명등이 소등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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