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문재인에 "이완구 여론조사, 국회 역할 의구심"
전당대회 후 첫 회동…전당대회 룰 논란, 대북송금 특검 등 불만 토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3일 문재인 대표가 새누리당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선을 여론조사로 결정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문 대표와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에게) 근본적으로 여야가 합의했고, 오는 16일 (본회의 처리를) 결정하기로 했는데 과연 국회의 역할이 있을까 굉장히 의구심이 든다”며 “그러나 대표가 잘해줄 것으로 믿고 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표가 박 의원이 만난 것은 전당대회 후 처음으로, 문 대표는 당초 박 의원에게 당 화합을 위한 원탁회의 참여를 제안할 계획이었지만 박 의원은 각종 현안과 관련해 문 대표에게 각을 세웠다.
먼저 박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대북송금 특별검사와 여론조사 룰 문제에 대해 “앞으로 문 대표의 성공이나 대권가도를 위해 한 번 사과나 해명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지명직 최고위원 인사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문 대표가 내게 전화를 해서 호남을 적극 배려하겠다고 하고는 일부 최고위원이 오늘 임명됐다”며 “그 분들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4시 약속이니까 의견을 들어보고 하는 게 어떠냐고 했는데, 무엇을 협의하는 것인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나와 호남 배려를 철저히 하겠다, 인사 등 모든 것을 협의하겠다고 했는데, 누가 된 것인지는 몰랐다. 친노가 아니라고 설명하며 얘기했지만, 그런 얘기는 할 필요도 없고, 나와 협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신임 최고위원으로 추미애 의원과 이용득 전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다만 박 의원은 “당의 집권을 위해 국회의원과 평당원으로 ‘내 몫을 다해서 협력하겠다’,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고, 문 대표도 ‘좋은 말 해줘서 감사하다’, ‘내가 길을 막는 것 같아서 참으로 미안하다’고 말했다“며 ”이에 전당대회 때에는 서로 경쟁하지만 결과에 승복하면 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에 앞서 문 대표는 “당의 단합을 위해 도와주고, 원탁회의에 함께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박 의원도 함께 돕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이어 “약간의 조언을 줬는데 경선 과정에서 쟁점이 된 대북송금 특검 부분을 제대로 사과하고 여론조사 룰 부분도 해명하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인사와 관련해서는 “이번 인사의 큰 방향에 대해서는 전화로 말을 했는데 구체적으로 의논을 한 것은 아니니까 그런 것도 사전에 의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짧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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