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쉽지 않을 명예회복, 가시밭길 선택 ‘왜?’
직접 기자회견 참석해 모처럼 소감 밝혀
부진할 경우 비난 더욱 거세질 수도 있어
박주영(30)이 7년 만에 친정팀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박주영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FC 서울 및 K리그에 복귀한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웬만해서는 미디어 앞에서의 노출을 꺼렸던 박주영이라 이날 현장에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취재열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언론매체 종사자들은 그의 말 한 마디에 집중했고, 때로는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박주영은 최근 한국 축구의 가장 뜨거운 감자로 통한다. 아스날 이적과정부터 런던에서의 생활, 브라질 월드컵 출전, 그리고 병역 논란까지 지난 3~4년간 여러 구설에 휘말리며 축구팬들의 비난과 마주해야 했다.
앞서 박주영은 릴OSC 입단이 유력했으나 갑자기 아스날로 행선지를 변경했고, 이적 과정이 공개되며 프랑스 현지에서도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우여곡절 끝에 아스날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의 자리는 없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박주영을 철저하게 배제했고, 그런 와중에 병역 기피 논란이 불거지며 박주영에 대한 국내 여론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박주영은 당시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홍명보 감독이 구원자 역할을 자처하며 손을 내밀었고,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으로 병역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홍 전 감독의 배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홍 전 감독은 자신의 원칙을 깨면서까지 박주영을 월드컵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박주영은 러시아, 알제리와의 본선 조별리그에 선발 출장했지만 골은 고사하고 슈팅 기회 한 번 잡지 못해 ‘의리 축구’ ‘축피아’라는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물론 낯선 장면은 아니다. 박주영은 데뷔 때부터 매스컴을 멀리 하는 선수로 통했다. 실제로 박주영이 언론 앞에서 입을 연 경우는 2012 런던 올림픽팀 합류 때 병역과 관련한 기자회견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발탁됐을 때가 전부다.
그때마다 원론적인 답변만이 이어졌다. 취재진과 축구팬들은 논란이 불거진 이유와 과정에 대해 듣고 싶었지만 명쾌한 대답을 들을 순 없었다.
이번 FC 서울 복귀 기자회견에서는 달랐다. 핵심을 찌르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박주영은 K리그 복귀 이유와 아스날에서 자리 잡지 못한 까닭, 그리고 미디어와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 자의반 타의반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사실 박주영의 친정팀 복귀는 스스로가 밝혔듯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그는 매스컴과 친하지 않고 팬들 여론 역시 여전히 호의적이지 않다. 어쩌면 원정 경기를 치를 때 야유에 직면할 수도 있다. 특히 기량이 예전만 못할 경우 팬들과 미디어의 비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박주영은 정면돌파를 결정했다. 그동안의 행보를 감안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숨어있기보다는 세상 밖으로 나와 명예회복을 이루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자칫 가시밭길이 될 수 있는 박주영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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