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퍼슨 퇴출 공백' LG 원팀으로 메웠다
힘겨운 상대 모비스와 4강 PO 최종전까지 끌고 가
제퍼슨 퇴출 뒤 투혼 발휘하며 조직력 더 살아나
창원 LG가 또 한 번의 투혼을 불사르며 4강 플레이오프를 최종전까지 끌고 왔다.
LG는 24일 창원실내체육관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울산 모비스를 84-79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2패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원점으로 돌렸다.
LG는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끝나고 물의를 일으킨 외국인 선수 데이본 제퍼슨을 자체적으로 퇴출하는 초강수를 뒀다. 제퍼슨은 1차전 당시 ‘애국가 스트레칭’이라는 상식 밖 행동으로 구설에 오른 데 이어 SNS에 이를 비난하는 팬들에게 욕설 사진까지 올려 여론을 악화시켰다.
LG는 고심 끝에 더 이상 제퍼슨을 감싸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 플레이오프 기간 중임에도 퇴출을 결정했다. 용기 있는 결정이었지만, 정규리그 득점왕이자 에이스를 잃어버린 LG의 전력 손실은 피할 수 없었다. 사실상 4강플레이오프 전망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LG의 투혼은 이처럼 흔한 예상을 뛰어넘었다. 제퍼슨이 떠난 빈 자리를 남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 위기를 기회를 바꿔놓았다. 아직 시리즈가 끝나지 않았지만 제퍼슨 없이 치른 3경기에서 모비스에 2승1패를 거뒀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LG가 '제퍼슨의 팀'을 벗어나고 있다는 것은 고양 오리온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부터 증명됐다. LG는 제퍼슨이 파울관리 실패와 부진으로 팀에 거의 기여하지 못했던 3,5차전에서 온전히 국내 선수들만의 힘으로 질 뻔했던 경기를 다시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감정기복이 심한 제퍼슨이 짜증과 태업성 플레이를 남발할 때마다 묵묵히 감당해야했던 LG 선수들은 오히려 제퍼슨 퇴출 후 조직력과 팀워크가 더욱 살아났다. 제퍼슨의 공백으로 출장시간이 늘어난 또 다른 외국인 선수 크리스 메시가 골밑에서 모비스 라틀리프-클라크를 상대로 분전하고 있고, 김종규와 김시래의 눈부신 성장은 경험이 풍부한 모비스의 베테랑들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LG의 최대 고민은 체력이었다. 이미 6강 플레이오프부터 최종전까지 치르는 혈전을 거친 뒤인데다 메시와 문태종 등 노장들은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LG는 4차전에서 체력적인 열세를 정신력으로 극복하고 있다. 악착같은 리바운드와 수비에서의 집중력은 오히려 모비스보다 한 발 앞섰다.
LG의 선전은 결국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일깨워준다. LG는 최근 팀보다 제퍼슨 개인에게 과도하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며 부작용이 많았다. 제퍼슨이 맹활약하여 팀이 상승세를 탄 시기도 있었지만, 반대로 제퍼슨이 불성실한 사생활과 돌출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킬 때는 구단 전체의 경기력과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순간도 많았다.
제퍼슨을 버리고 팀을 택한 LG의 선택은 모험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은 신의 한 수가 됐다. LG가 내친김에 최종전에서 정규리그 모비스를 격침시키는 대이변까지 완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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