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없었지만' 박주영 존재감, 7년 공백 무색
제주와 홈경기 교체투입..2409일 만의 복귀
슈팅 없었지만 존재 자체로 활력..승리 기여
완전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박주영(FC서울) 특유의 존재감은 확실히 드러났다.
7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박주영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4라운드에 후반 교체 투입돼 45분 뛰었다. 2008년 8월 30일 광주 상무전 이후 무려 2409일 만의 K리그 출전이다.
지난달 11일 서울 복귀를 확정하고 국제축구연맹(FIFA)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기다리며 약 3주간 예열을 했던 박주영은 최용수 감독 예고대로 이날 출전했다.
전반 중반 몸을 풀기 위해 벤치를 벗어나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의 플래시가 연신 터지며 박수도 나왔다. 박주영의 교체를 알리는 장내 방송이 나오자 2만2000여 관중은 함성을 지르며 박주영을 연호했다.
원톱으로 나선 박주영은 기대대로 답답했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반 내내 무기력했던 서울의 공격은 박주영 교체 투입 이후 상대 수비수들이 분산되면서 중원과 공간이 벌어졌고, 이틈을 노려 서울은 중원에서 우위를 점하고 주도권을 잡았다.
최전방 공격수 역할이었지만 하프라인 부근까지 내려와 동료들의 패스를 받고 전방으로 찔러주는 역할도 수행했다.
결국, 후반 45분 1-0 승리의 결승골이 터졌다. 물론 박주영이 넣은 것은 아니다. 몰리나가 프리킥으로 띄운 공이 제주 문전에서 박주영과 자리다툼을 벌이던 정다훤 머리에 맞아 골대를 튕기고 방향이 바뀌자 에벨톤이 침착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박주영도 에벨톤 세리머니에 이어 두 손을 들며 관중들의 환호를 바랐다.
2선에서 패스가 자주 끊긴 가운데 박주영은 1개의 슈팅도 하지 못했다. 움직임과 투지는 좋았지만 최용수 감독의 말대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아직 완전한 상태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개막 후 3연패 침체에 빠졌던 팀에 존재 자체로 활력소가 되어 시즌 첫 승에 기여했다는 점은 희망을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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