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윤완주 일베 논란…SNS는 인생의 낭비?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4.09 10:50  수정 2015.04.10 14:26

개인 SNS 계정 통해 논란 일으킬 단어 사용

스포츠 스타들의 부적절한 SNS, 다시 도마 위

윤완주의 부적절한 SNS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의 내야수 윤완주(26)가 이른바 ‘일베 논란’에 휩싸여 야구팬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윤완주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항상 져주고 맞춰주고 내편 돼줘서 너무 고마워. 말로다 안된다. 내 맘 알지?"라는 글을 게재한 바 있다.

내용만 봐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윤완주는 글의 마지막에 ‘노무노무’란 표현을 사용했고, 이어진 댓글에도 ‘노무노무 일동차렷’이라는 단어를 달아 논란의 불을 지폈다. ‘노무노무’와 ‘일동차렷’은 극우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사용하는 단어로 알려져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윤완주는 즉시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9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본의 아니게 무심코 쓴 글이 물의를 일으켜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나쁜 말인 줄 모르고 쓴 글이 특정 인물을 비하하는 발언인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다음부터는 공인답게 적절한 언어 선택으로 물의가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색이 강한 한국 프로야구의 특성을 고려하면 윤완주의 일베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완주는 광주를 연고로 하는 KIA 소속의 선수다.

그러면서 스포츠 스타들의 SNS 사용 또한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사적인 공간이다. 하지만 공인급 대우를 받는 스포츠 선수들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많은 팬들이 지켜보고 있어 순기능과 역기능의 두 가지 얼굴을 모두 지니고 있는 곳이 SNS다.

시즌이 시작되고 바쁜 스케줄과 훈련을 소화하는 가운데 SNS는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는 창구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팬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를 훨씬 많이 봐왔다.

해외에서는 SNS의 부적절한 사용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지 기옌 전 시카고 화이트삭스 감독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SNS에 글을 올렸다가 2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리오 퍼디난드는 QPR 이적 후인 지난해 10월, 한 축구팬과 언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너희 엄마 매춘부”라는 글을 올려 FA(잉글랜드 축구협회)로부터 3경기 출전 정지 철퇴를 맞았다.

반면, 국내에서는 얘기가 조금 다르다. 몇 해 전, 서울 연고 모 팀의 마무리 투수 A가 2군행을 통보 받자 그의 부인이 미니홈피를 통해 감독을 비판했고, 얼마 되지 않아 2군에 머물던 B투수도 팀에 불만을 나타내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이에 해당 구단 단장이 직접 사과문을 올려 사태를 봉합했지만 별다른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월에는 서울 연고의 또 다른 팀 투수 C가 자신의 과거사를 SNS에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그러나 구단 측은 "선수의 개인적인 사안이다. 구단에서 공식적인 징계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D 선수는 비밀 SNS 계정을 통해 국가대표 사령탑의 묵직함을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사회적 이슈로까지 번졌던 사안이었지만 이 역시 특별한 징계가 없었다. 그나마 위안은 축구협회가 SNS에 대한 교육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윤완주는 이번 사과문에서 ‘일베’ 용어 사용이 본의가 아니었고, 논란이 되는 발언인지 몰랐다고 했다. 수많은 눈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서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면 아예 SNS를 하지 않는 것이 답일 수도 있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말한 “SNS는 인생의 낭비”가 괜히 명언으로 남은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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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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