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이완구 총리 사퇴, 의원직은 유지해야”

21일 'KBS 라디오'서 "국민들에게 명예 회복해야"

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얼굴을 만지며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21일 사퇴를 결정한 이완구 국무총리를 향해 “의원직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 “남은 의원직은 끝까지 다 채우고 그 과정을 통해서 국민들로부터 새롭게 신뢰를 회복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완구 국무총리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던 하 의원은 “3000만원을 받은 증거가 나왔기 때문에 물러나라고 한 게 아니라 정치인 총리로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사법적인 증거가 나타나면 의원직 유지도 당연히 쉽지 않고 또 우리 당 입장에서도 조치들이 이어질 것이지만 그 전까지 의원직은 유지할 자격은 있다고 생각이 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국민들은 자리 내려놓고 이런 게 굉장히 쉬운 문제가 아니냐고 판단할 수 있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불명예인 것이고 수용하기 쉽지가 않다”라며 “얼마 안 남았지만 성실하게 유지하고 그 과정에서 만약에 누명이나 억울한 점이 있다면 충분히 해명을 해서 명예를 회복했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또 이 총리의 사의 표명 배경에 대해 “관료 출신이 아니라 정치인이기 때문에 정국의 상황을 겉으로 보고 큰 결단을 한 것 같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혐의를 인정했다기 보다는 총리직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국민들의 신뢰가 상실된 것이 결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 총리를 위해서라도 선제적으로 사퇴를 하는 것이 약간이나마 정치적 재기의 가능성, 정치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다”며 “경질된다든지 해임 건의안이 올라온다든지 이런 상황이 되면 정치인으로서 최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인데 나름대로 열심히 수사해놓고 국민들이 안 믿으면 결국 도로아미타불”이라며 “야당에서 자꾸 정치적인 이익 때문에 선거까지 염두에 두면서 (특검) 시기를 늦추고 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정쟁이 심화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쟁이 심화되면 객관적 진실은 묻힐 수밖에 없다”라며 “객관적 진실이 중요하고 이걸 통해서 정치 선진화의 계기가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특검으로 빨리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성태 "이 총리 사퇴로 검찰수사 덮어져선 안 돼"

이와 관련 같은당 김성태 의원도 “새누리당 지도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면 특검 결정을 즉각적으로 수용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정경유착의 불법정치자금 및 금품수수는 사실상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이번 검찰수사가 이 총리의 사퇴로 덮어져서는 결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의 사퇴 결정에는 “박 대통령이 어떻게 보면 이 총리에게 본인의 명예로운 자진사퇴 시간을 이렇게 부여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 총리 역시 그동안 많은 공직과 정치인의 길을 걸으면서 본인이 이 상황에서 어떤 결심을 해야 할지 예단을 했다”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후임 총리에 대한 질문에 “이번 후임 총리는 박 대통령 측근인사에서 발탁해서는 결코 안된다”며 “국민적 신뢰가 확보되고 청렴결백하고 자기 소신과 국가에 대한 철학이 명확한 인사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후임 총리인선만큼은 국민적 여론을 상당히 중시하는 인선이 됐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