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영웅’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세기의 대결’에서 패하자 필리핀 전역은 경기 내용과 판정에 불만을 제기하며 분노를 토했다.
메이웨더는 3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파퀴아오와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기구(WBO)·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66.68kg) 통합 타이틀전에서 심판전원일치 판정승(118-110, 116-112, 115-113)을 거뒀다.
인파이터답게 적극적인 공격을 펼친 파퀴아오와 ‘숄더롤’을 바탕으로 포인트 위주의 단타를 노린 메이웨더의 12라운드 맞대결은 채점에서 의외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경기가 열린 시각. 1억명의 필리핀 국민들 대부분은 체육관, 극장, 광장 등에 모여 유료채널을 시청하며 파퀴아오를 응원했다. 그러나 파퀴아오는 이기지 못했다. 적극적인 인파이팅을 펼쳤지만 지능적으로 겉도는 메이웨더를 잡지 못했다.
메이웨더는 시종일관 파퀴아오와 거리를 벌리며 방어적으로 나섰다. 침착하게 특유의 유연성을 살리며 피하면서 가까이 달라붙으면 클린치로 벗어났다. 급기야 팬들은 메이웨더의 승리가 나오자 야유를 보냈다.
필리핀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은 경기 후 성명을 내고 “파퀴아오가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줘 고맙다”며 “파퀴아오는 포인트가 아닌 명예를 위해 싸웠다. 그리고 세계인의 마음을 얻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파퀴아오의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 결과에 필리핀 국민들은 “판정이 불공정했다. 홈 텃세에 파퀴아오가 희생됐다”며 분노했다. 또 “12라운드 내내 적극적으로 공격했고, 메이웨더는 도망만 다녔을 뿐 펀치를 제대로 적중하지 못했다”고 했다.
패했지만 파퀴아오는 필리핀 국민의 사랑을 더욱 더 받는 영웅이 됐다. 필리핀에서의 파퀴아오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향후 필리핀 대통령 후보로 거론될 정도다.
외딴섬 빈민가에서 태어나 세계 최고의 프로복서가 된 파퀴아오의 성공신화에 많은 필리핀 국민들은 용기를 얻고 도전을 떠올렸다.
특히, 성공한 뒤에도 겸손함을 잃지 않고, 사회에 공헌하는 태도에 필리핀 국민들은 그를 영웅으로 떠받들고 있다. 치안이 불안하기로 유명한 필리핀은 파퀴아오의 경기가 있는 날 만큼은 범죄율이 '제로'에 가깝다.
채점에서 드러나는 수치를 떠나 초중반 화끈하게 달라붙었던 파퀴아오 패배와 메이웨더의 방어형 복싱이 빚은 결과와 내용은 비단 필리핀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복싱팬들을 허탈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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