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만은 2일 포항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전에서 8-5 앞선 7회초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1.2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15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프로 통산 13시즌 518경기 만에 달성한 150호 홀드였다. 통산 2위 정우람(127개·SK 와이번스)과는 무려 23개 차이.
안지만의 진정한 가치는 150 홀드라는 수치상의 의미보다 오랜 시간 변함없이 마운드를 지켜온 그의 '장수' 자체에 있다. 안지만은 2003년 프로 데뷔 이후 줄곧 삼성 한 팀에서만 선수생활을 이어오며 보직도 구원투수로만 활약해온 드문 케이스다.
한국야구가 출범 34년째를 맞이했지만 마운드 운용의 분업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 역사는 그보다 더 짧다. 프로 초창기에는 요즘처럼 필승조와 추격조, 마무리와 셋업맨 등의 역할 구분이 뚜렷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한때는 선발이나 마무리에 비해 중간계투는 '어중간한 투수'의 약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불펜의 가치를 평가 절하하는 선입견도 적지 않았다. 눈에 띄는 승리나 세이브 기록에 비해 중간계투의 홀드라는 수치는 돋보이기 어려운 기록인 것도 사실이다.
안지만은 한국야구에서 전문 셋업맨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투수로 평가받는다. 이전에도 셋업맨이라는 보직은 존재했지만, 안지만만큼 확고한 인상을 남긴 투수는 드물다.
안지만이 특급 셋업맨으로 자리 잡는 과정은 곧 삼성이 리그 최강으로 전성기를 맞이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안지만은 삼성이 통합 4연패를 차지하던 2011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다. 안지만이 달성한 150개의 홀드 중 109개가 이 기간 몰아친 기록들이다.
오승환, 권혁, 정현욱, 권오준, 등 당대 최강으로 평가받으며 삼성 불펜의 황금기를 이끈 투수들 중 지금도 삼성맨으로 건재한 선수는 안지만 뿐이다. 컨디션 관리가 어려운 불펜투수가 기복 없이 10년 가까이 장수한 사례도 한국야구에서 극히 드물다.
특급 선발이나 전문 마무리가 아닌 안지만이 지난 겨울 구원투수 역대 최고액인 4년간 65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은 것도 중간계투의 가치를 재조명하게 만든 하나의 사건으로 기억된다.
비슷한 시기에 팀 선배인 이승엽의 400호 홈런 기록과 겹쳐서 자칫 묻힐 수도 있던 안지만의 대기록은 이승엽이 이날 홈런을 추가하지 못해 오롯이 주목받을 수 있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불펜의 '장인'으로서 충분히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대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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