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흐는 2004년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첼시에 합류해 10년간 스탬포드 브릿지를 대표하는 부동의 수문장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티보 쿠르트와(23)의 주전경쟁에서 밀려 단 16경기 출전에 그쳤다.
체흐의 기량이 아직 녹슬지 않았음에도 무리뉴 감독은 더 젊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쿠르트와를 선택했다. 어느덧 유럽 정상급 골키퍼로 성장한 쿠르트와는 안정적인 수비로 지난 시즌 첼시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부터 체흐의 이적설은 끊임없이 거론돼왔다. 아직 후보로 남기에는 체흐의 실력이 너무도 아깝기 때문이다. 무리뉴 감독은 체흐가 이적을 원하는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그의 잔류를 희망해왔다. 특히 라이벌 팀으로의 이적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체흐는 마음을 굳힌 듯하다. 체흐는 최근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제안을 고려할 준비가 돼있다. 잉글랜드가 아니라도 독일, 프랑스, 스페인 리그로 가는 것도 가능하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이적을 추진하더라도 라이벌 팀으로의 이적을 꺼려하는 현 소속팀 첼시의 입장도 어느 정도 존중하려는 태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상황은 미묘하다. 현재 체흐 영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하고 있는 팀은 바로 아스날이다. 지난 시즌 EPL 3위를 차지한 아스날은 런던을 연고로 해 첼시와는 오래된 라이벌이다. 양 팀의 사령탑 아르센 벵거와 무리뉴 감독은 만날 때마다 치열한 설전을 주고받은 악연으로도 유명하다.
영국 매체 메트로와 텔레그래프 등 현지 언론들은 “체흐도 아스날행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체흐 입장에서는 아스날만큼 최적의 조건도 없다. 이미 익숙한 EPL과 런던을 떠나지 않아도 되고, 다음 시즌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에도 도전할 수 있는 강팀이기도 하다.
체흐는 이적의 조건으로 가족들의 입장을 거론하며 “해외로 이적할 경우 주거나 자녀 교육 등 여러 가지로 신경써야할 것들이 많다. 갑자기 많은 것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면서 내심 EPL 잔류를 원하는 속내도 내비쳤다.
한발 더 나아가 아스날에게 대해서 “세계 최고의 팀”이라 정의하며 “지금도 많은 선수들이 아스날로의 이적을 원할 만큼 환상적인 클럽”이라고 말할 정도로 마음이 기운 모습도 드러냈다.
문제는 무리뉴 감독과 첼시 수뇌부가 과연 체흐의 아스날행을 허락하느냐다. 체흐는 다음주 구단 측과 만나 이적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체흐가 아스날로 가게 된다면 다음 시즌 첼시와 아스날의 관계는 더욱 미묘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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