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이기지 못하면 끝’인 벼랑 끝에서 스페인(FIFA랭킹 14위)과 붙는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각) 캐나다 오타와 랜즈다운 스타디움서 열리는 스페인과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E조 3차전에서 아껴뒀던 득점왕 출신의 ‘박라탄’ 박은선(29·로시얀카) 카드를 꺼내든다.
E조는 브라질이 2승(승점6)을 거두며 조 1위와 16강 진출을 동시에 확정했다. 코스타리카가 2무(승점2)로 2위, 스페인이 1무1패(승점1)로 3위다. 한국은 1무1패로 스페인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최하위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한 경우의 수는 간단하다. 스페인과 비겨도 무조건 탈락이다. 조 3위로 와일드카드 획득 여부를 따질 수 있지만, 이미 5개팀이 승점3 이상을 챙겨 조 2위에 올라야만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이기는 방법 밖에 없다. 스페인전을 승리로 장식한다면 코스타리카가 16강 진출을 확정한 브라질을 잡는 이변을 일으켜도 승점4를 챙겨 안정권이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만큼, 중요한 것은 역시 공격이다. 어이없는 실수와 막판 집중력 결여를 드러낸 약한 수비라인을 떠올리더라도 공격은 필수다. 하지만 2경기 치르는 동안 한국 여자축구는 필드골 1개에 그칠 정도로 화력이 떨어졌다. 모두 박은선이 투입되지 않은 경기였다.
‘지메시’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 나름 분전했지만 상대의 집중 견제를 털어내지 못했다.
윤덕여 감독은 그동안 박은선이 부상 후유증이 있기 때문에 아껴뒀지만 이제는 그럴 상황이 아니다. 이를 알고 있는 윤 감독도 "마지막 훈련을 통해 박은선의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 선발 출전을 고려하고 있다"이라며 박은선 카드를 꺼내들었다.
스페인은 체격조건에서 앞선다. 몸싸움으로 맞불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몸싸움이 불가피하다. 박은선이 스페인전에서 절실한 이유다.
박은선은 신장 182cm의 탁월한 체격 조건을 앞세워 상대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저돌적인 공격수다. 여기에 탁월한 골 결정력으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3·PSG)와 흡사해 '박라탄'이란 별명을 얻었다.
문제는 경기감각이다. 지난달 30일 미국과 평가전 교체 출전 이후 보름 넘게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박은선은 1차전 브라질전에 이어 코스타리카전까지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지난해 5월 호주와 아시안컵 4강전 이후 골도 없다.
그럼에도 박은선을 믿는 것은 역시 앞에서 몸싸움으로 버티면서 지소연이나 전가을(27·인천 현대제철) 등 측면의 빠른 공격으로 스페인의 수비진을 흔들겠다는 전략을 짰기 때문이다.
박은선이 골을 넣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골이 아니더라도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버티면서 지소연 등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 큰 힘이 된다.
2003년 미국월드컵 출전으로 대표팀 최연소(17세) 출전 기록을 보유한 박은선에게 캐나다월드컵은 두 번째 무대이자 마지막 무대다. 서른을 바라보는 박은선은 4년 뒤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하다. 박은선 입장에서도 12년 기다린 월드컵 무대에서 스페인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벼랑 끝에 몰린 대표팀이나 박은선 모두 스페인전은 총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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