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12'에 나설 야구대표팀 감독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오른쪽은 김인식 감독. ⓒ 연합뉴스
오는 11월 일본과 대만에서 개최되는 신생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 출전을 앞두고 국가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야구대표팀은 2009년 이후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사령탑을 맡는 것을 원칙으로 해왔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조범현 감독(KT),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류중일 감독(삼성)이 모두 이런 규정에 따라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이번 프리미어 12의 경우, 11월에 열리는 대회 일정상 시간이 촉박하다. 한 시즌 내내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하는 현직 프로팀 감독이 시즌이 끝나마자 다시 대표팀을 이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준우승팀인 삼성과 넥센도 이사회를 통하여 소속팀 감독의 대표팀 차출에 대한 불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자연히 이번 대표팀에서는 전임감독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KBO가 이번 대회에서 프로선수들을 총망라한 최정예 대표팀을 꾸리겠다고 공언한 만큼 프로팀 경험이 있고 현재는 맡고 있지 않은 사령탑에게 지휘봉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 기왕이면 대표팀을 이끌고 성적을 낸 경험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런 기준을 충족시키는 인물로 김인식 기술위원장이나 선동열 전 KIA 타이거즈 감독 등이 있다. 이밖에도 이순철 SBS 해설위원, 김시진 전 롯데 감독, 이만수 전 SK 감독, 한대화 전 한화 감독, 김진욱 전 두산 감독 등도 후보군에 오를만하다.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할 때 가장 최적의 인물은 역시 김인식 기술위원장을 꼽을 수 있다. 국내 야구계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김위원장은 대표팀에서도 2002 부산 AG 금메달, 2006 WBC 4강, 2009 WBC 준우승 등을 일궈내며 탁월한 성적을 거뒀다. 현재 KBO의 기술위원장으로 수년간 활약하며 최근까지도 야구계 현안이나 대표팀 운영에 대하여 관여해왔다는 점도 적임자로 꼽히는 이유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어느덧 칠순을 바라보는 노장인데다 2009년 한화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 현장을 떠난 지 6년이 넘었다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현장 감각에 따른 순발력이 중요한 야구의 특성상 오랜 공백기는 큰 핸디캡이 될 수 있다. 과거에도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고, 여러 번 대표팀 사령탑을 떠맡아야했던 원로에게 또다시 막중한 부담감을 안기는 모양새도 좋지 않다.
선동열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경험은 없지만 선수와 코치로서 여러 번 국제대회에 참여했다. 현역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스타 선수들에 대한 장악력이 뛰어나고, 바로 지난해까지 프로팀 감독을 맡으며 현장 감각도 아직 살아있는 편이다. 다만 KIA에서 최근 3년간 형편없는 성적을 거두며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에서 대표팀 사령탑을 맡기기에는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점은 김시진, 이만수, 한대화 등 다른 프로팀 출신 사령탑들에게도 마찬가지 단점이다.
전임감독을 도입할 경우, 임기와 대우 문제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프리미어 12만 맡기는 일회성 감독이 될 것인지, 아니면 차기 WBC와 올림픽(야구가 정식종목으로 부활할 경우)까지 책임지는 진짜 전임감독이 될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연봉 문제나 확실한 임기보장 등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누구도 대표팀 감독을 쉽게 맡으려고 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국내 야구계는 현재 프리미어 12에 참여해야하는 확실한 목적의식이나 공감대부터가 형성되지 못한 분위기다. 부실한 준비는 필연적으로 국제대회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국가대항전은 말 그대로 그 나라 야구의 수준과 자존심을 반영하는 대회다. 확실한 비전도 없이 어영부영하다가는 자칫 큰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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