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갱어·흡혈귀·정치인…'수목극 삼국지'

부수정 기자

입력 2015.07.15 08:58  수정 2015.07.15 09:03

'가면' 1위 독주 속 '밤을 걷는 선비' 호평

정치극 '어셈블리' 출격…보는 재미 쏠쏠

'가면'·'밤을 걷는 선비'·'어셈블리' 등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 포스터. ⓒ SBS·MBC·KBS(왼쪽부터)

시청자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질 듯하다. 멜로, 판타지 사극, 정치 드라마. 지상파 방송 3사가 각기 다른 장르를 내걸고 수목극 1위 쟁탈전에 나섰다.

SBS '가면'이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첫 방송한 MBC '밤을 걷는 선비'가 뒤를 바짝 쫓고 있으며, '정도전' 정현민 작가가 쓴 정치극 '어셈블리'가 1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호평 혹평 오간 '가면'…그래도 수애· 주지훈

세 드라마 중 우위를 선점한 드라마는 '가면'이다. 도플갱어 서은하(수애)와 변지숙(수애)을 소재로 한 이 드라마는 가면 속 진짜 모습을 통해 결국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사랑과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멜로의 여왕' 수애가 2년 만에 복귀한다는 점만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 5월 방송된 1회에선 빠른 전개와 수애의 열연에 힘입어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긍정적인 반응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수애가 '가면'을 쓰고 민우(주지훈)와 결혼한 이후부터 질질 끄는 전개로 긴장감을 떨어뜨린 것. 지숙이 시종일관 수동적인 태도로 끌려가 '암 유발자' 캐릭터가 됐으니. 시청자들은 "산으로 가는 드라마", "속이 터진다"고 불만을 표현했다.

그러나 지숙이 민우를 지키기 위해 나서고, 두 사람의 멜로가 단단해지면서 등을 돌렸던 시청자들을 다시 불러모았다. 드라마에 대한 비판이야 어찌 됐든 줄곧 수목극 1위를 지키고 있다는 건 재벌과 평범녀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이 시청자들에게 통한다는 얘기다.

'역시 이준기'…'밤을 걷는 선비'

지난 8일 첫 방송한 '밤을 걷는 선비'는 시청률 7.7%(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시작했다. 만화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판타지 멜로 사극을 표방, 격랑 속에서 연인과 벗을 잃고 뱀파이어가 된 선비 김성열(이준기)과 부패한 권력의 배후인 악한 뱀파이어 귀(이수혁)의 대립을 그린다.

이준기와 이수혁 외에 이유비 김소은 등 청춘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점이 특징. 그간 선보였던 무거운 사극과는 차별화된 밝은 사극을 지향한다.

첫 방송에선 김성열이 뱀파이어가 되는 모습이 속도감 있게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사극 전문 배우' 이준기의 존재감은 빛났다. '왕의 남자'와 SBS '일지매', MBC '아랑사또전', KBS2 '조선총잡이' 등에 출연했던 그는 사극 특유의 대사를 안정적인 목소리로 소화했다.

뱀파이어로 변하는 모습에서 보여준 표정 연기 또한 압권. 워낙 독보적이었던 터라 다른 배우들의 연기력이 지적될 정도였다.

CG(컴퓨터 그래픽)는 무난했으나 배경 음악이 장면과 어울리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원작과 비교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드라마에 대한 희망이 보이는 건 "이준기 사극은 항상 옳다"는 고정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 '가면'·'밤을 걷는 선비'·'어셈블리'는 각기 다른 장르를 표방한다. ⓒ SBS·MBC·KBS(위부터)

정재영·송윤아의 선택 '어셈블리'

'어셈블리'는 국회 보좌관 경력 10년을 지닌 정현민 작가가 대본을 집필하는 정치극이다. '정도전'에서 고려 말기와 조선 초기 정치판을 그렸던 정 작가는 이번엔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까지 추락한 우리 사회의 정치를 담아낸다.

드라마는 용접공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정재영)이 '진상남'에서 카리스마 '진심남'으로 탈바꿈해가는 유쾌한 성장을 그린다. 국회의 세세한 이면과 '정치하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한국 정치의 단면을 표현할 계획이라고 제작진은 전했다.

데뷔 20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정재영이 선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그는 조선소 해고노동자에서 국회의원이 된 진상필 역을 맡아 거칠고 투박한 매력을 선보인다.

'마마'로 흥행 홈런을 친 송윤아는 초보 국회의원 진상필을 돕는 국회의원 보좌관 최인경 역을 맡았다. 두 사람 외에 장현성 박영규 김서형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극에 힘을 보탠다.

정치 드라마가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밥그릇 싸움 하느라 민생에 뒷전인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좋게 보일 리는 없다. 아무리 드라마라도 그렇다.

황인혁 PD는 "시청자들의 정치에 대해 알고, 관심을 두게 되면 절반의 성공일 것"이라며 "삶의 희망을 이루는 최적의 수단인 '정치'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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