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이완구·유승민...원내대표 출신 잔혹사
원내대표 수행 이후 위기 경험했다는 공통점
원유철 향후 직무수행에 관심
'이한구·이완구·유승민…'
19대 원구성 이후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이들은 모두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최근 원유철 전 정책위의장이 19대 임기 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은 집권여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가운데 그가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원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의 뜻에 따라 단독으로 후보에 출마했고, 14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만장일치 박수를 받아 무난히 자리에 올랐다. 원내대표의 임기는 원래 1년이지만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중간에 끝남에 따라 원 원내대표는 약 10개월 간 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원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로서 국회 운영에 관한 책임과 최고 권한을 갖게 됨과 함께 내년 4월 13일 치러질 총선에서 최고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공천권의 일부를 행사하게 됐다.
19대 이후 새누리당 원내대표, 하나 같이 '쓸쓸한 퇴장'
19대 들어 새누리당의 원내대표를 맡았던 인물은 이한구 전 원내대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완구 전 국무총리, 유승민 전 원내대표까지 총 4명. 이들 중 최 부총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말로가 썩 좋지 않았다. 이 전 원내대표는 직에서 내려온 이후 쓸쓸한 길을 걷게 됐고 이 전 총리는 임기 도중 총리로 화려하게 영전했지만 지금은 정치 생명이 위태롭다. 유 전 원내대표는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당 소속 의원들로부터 쫓겨나다시피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 전 원내대표는 2012년 5월부터 1년 간 원내대표직을 수행했다. 이 전 원내대표는 임기 동안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 특검 설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등의 성과를 냈다.
'원내대표 자진 사퇴 후 복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글 리트윗'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임기를 모두 채우고 물러난 이 전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개혁 TF에서 위원장을 맡기도 하는 등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돌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4선의 이 전 원내대표의 불출마 선언은 사실상 정치 인생 종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경제 부처 입각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아직 뚜렷한 움직임은 없다.
19대 이후 세번째로 여당 원내대표가 된 이 전 총리는 화려하게 총리로 영전했지만 그 누구도 예기치 못한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휘말리며 정치 인생에 치명타를 맞았다. 원내대표 시절 이 전 총리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그는 재임기간 동안 '세월호 특별법 처리', '공무원연금개혁 특위 설치'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특유의 넉살 좋은 성격에 협상 파트너인 야당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임기를 3개월 여 앞두고 총리로 전격 발탁돼 청문회를 통과한 그는 이후 승승장구하는 듯 했지만 고 성완종 전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에 연루돼 홍역을 겪었고, 결국 취임 63일만에 옷을 벗었다. 그 후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그는 당원권 정지를 통보 받으며 정치 생활의 최대 위기에 부딪힌 상황이다.
최근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해 청와대와 갈등을 빚고 직을 내려놓은 유 전 원내대표는 지난 2월 '수평적 당·청관계'를 내세우며 당당하게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청와대에 할 말은 하는 모습을 보이며 '개혁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고 박근혜 정부의 숙원 사업이었던 '공무원연금개혁'을 통과시키며 순항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청와대가 반대한 국회법 개정안을 함께 통과시켜 갈등을 빚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를 향해 '배신의 정치'라고 쓴소리를 날렸고, 당내의 거센 사퇴 요구에 시달린 그는 결국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다시 평의원의 신분으로 돌아왔다.
반면, 최 부총리의 경우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 부총리는 원내대표 자리에서 '기초연금법 제정안 처리'와 '상설특검법 특별감찰관법 처리'라는 공을 세웠다.
큰 굴곡 없이 직을 마친 그는 평의원이 된 지 두 달만인 지난해 7월 박근혜 2기 경제팀 수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초이노믹스'라는 용어를 탄생시키며 다양한 정책을 내놓아 이슈를 모았다. 친박 실세이기도 한 그는 정부와 국회의 가교 역할을 하며 큰 탈 없이 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총선 당선은 무난해 보인다.
박근혜 정부 5번째 원내대표 된 원유철, 그의 앞날은?
국회법 개정안 파동 이후 최악의 당·청 관계 속에서 원 원내대표의 과제는 당·청, 당내 간 원활한 협조와 소통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는 비박계지만 계파색이 옅어 친박 쪽에서도 거부감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그는 경기도 정무부지사, 경기도당위원장, 국회 국방위원장, 정책위의장을 거치며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고 행정적 경험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는 국회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활동하며 '통일을 여는 국회의원 모임' 대표를 맡는 등 외교와 안보, 통일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박근혜정부의 통일 정책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기상 원내대표의 움직임은 내년 총선서 새누리당의 결과와 관련있는 만큼 원 원내대표의 역할은 더욱 막중하다.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원 원내대표는 일부 이전 원내대표와는 달리 명예롭게 직을 마치고 이후 정치 생활도 순탄할 수 있지만 패할 경우에는 당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인은 원내대표에 대해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가 아니라 소속 의원의 의사를 받드는 최고의 명예로운 자리'라고 밝힌 바 있다. 원내대표가 최고의 명예로운 자리가 될 지 아니면 쓸쓸한 뒷 길로 들어서는 입구가 될 지의 여부는 본인 역할에 달렸다. 원 원내대표는 과연 어떤 식으로 직을 수행하고, 마무리 할 지 대중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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