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지하벙커 광복절쯤 일반에 공개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군의 날 요인 대피용 방공호로 추정
1970년대 군부 정권 시절 대통령 및 정부 요인의 방공호 대피용 공간으로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서울 여의도 지하 벙커가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지난 2005년 지하 벙커의 존재가 확인된 지 10년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6일 “여의도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도로 아래서 발견된 지하벙커를 일반에 개방하기로 하고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방 시점은 광복절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벙커는 2005년 4월 서울시가 여의도에 대중교통 환승센터를 잣기 위해 현지조사를 하던 중 발견됐다. 지하벙커는 지휘대와 화장실, 기계실이 있는 160평 규모의 공간과 소파, 화장실, 샤워실을 갖춘 20평 규모의 방 등 두 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시는 수도방위사령부 등에 지하 시설물 도면 등에 기록돼 있지 않은 점을 미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여의도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 때 대통령 등 요인들의 유사시 대피용 방공호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의도에서는 1972년부터 80년대 중반까지 10여년 간 국군의 날 행사가 열렸다.
시는 지하벙커 발견 이듬해인 2006년 하반기에 이 공간에 간이 화장실, 매점, 휴게실 등을 갖춘 시민 편의시설로 바꿔 개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벙커가 지하인데다 유동인구가 적어 사업성이 약하다는 평가가 내려지면서 개방 시점을 2010년 이후로 미뤘다. 이후 지하벙커는 올해 2월 여의도 벙커를 보전해야 할 서울의 미래 유산 350개 중 하나로 선정됐고, 시는 올 하반기 중 시민에게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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