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 두 딸이 날 폭행했다" 거짓 고발한 교회 전도사 '집유'

법원, "정당행위" 주장 받아들이지 않아

이혼소송 중인 배우자와 두 자녀가 "나를 폭행했다"고 무고한 교회 전도사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이혼소송 중인 배우자와 두 자녀가 자신을 폭행했다고 거짓으로 꾸며 고소한 교회 전도사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임정택 판사는 15일 "무고·주거침입·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서모 씨(59)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교회 전도사인 서 씨는 이혼소송 중이던 부인과 두 자녀가 자신을 몽둥이로 폭행해 이가 부러졌다는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하는 등 무고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또 지난해 10월 경찰을 대동해 부인이 살고 있는 곳에 찾아가 베란다와 연결된 계단 창문을 뜯는 등 난동을 벌인 혐의(주거침입 및 협박)도 받았다.

실제 서 씨는 법정에서 자신이 부인과 두 자녀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부인의 주거지에 갔던 이유에 대해서도 "이혼서류를 가져오기 위한 것이며,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베란다 창문을 뜯는 것으로는 부인이 위협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같은 서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 판사는 "부인과 두 자녀들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서 씨를 폭행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진술했고, 현장에 있었던 다른 증인의 진술에 비춰봐도 서 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서 씨는 부인이 문을 열어주지 않자 베란다를 통해 들어가려고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창문을 뜯어냈다"며 "범죄 발생시간이 매우 이른 시간이었던 점을 고려해도 정당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 판사는 과거 서 씨가 부인을 폭행해 징역 6월을 선고받은 전례를 언급하며 "서 씨가 '문을 열지 않으면 다 죽여버리겠다'고 소리를 친 것은 부인에게 충분한 위협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