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불의 작전진입…5시 완전무장 전시상태"
20일 오후 3시52분 북한 포격도발부터 김정은 지시까지 살펴보니
북한군이 20일 오후 3시 52분과 4시 12분께 서부전선 육군 28사단 일대에 로켓포로 추정되는 포탄 2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 우리 군이 대응사격에 나서며 ‘강경대응’ 노선을 취하자,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면서도 현 사태를 수습하고자하는 양면 전술을 보이는 등 남북 간 급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20일 북한군의 포격도발이 있던 날 “북한은 오후 3시 52분과 4시 12분 등 두 차례에 걸쳐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으로 화력 도발을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사건을 계기로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것에 북한이 앙심을 품고 우리 측 확성기 방송 시설을 겨냥해 사격한 것이다.
북한의 포격에 우리 군은 도발지역을 향해 155mm 자주포탄 29발을 대응 경고사격 했다.
동시에 군에서는 같은 날 오후 4시 15분께 강화군 교동면 인사리 68가구 주민 132명과 지석리 92가구 208명을 대피시키라고 교동면사무소 측에 통보했다. 또한 파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장단면 주민 800여명도 해마루촌·통일촌 등 인근 3개 대피소에 나눠 대피했다.
이에 경기도는 북한군 포격 직후 도청 신관 1층 상황실에 위기대응상황실을 구성해 오후 6시 30분부로 ‘통합방위지원본부’로 격상시켜 운영하고 있다. 현재 김희겸 행정2부지사가 통합방위지원본부장으로 책임을 맡아 군 당국과 협조 체제를 유지하며 주민대피 명령이 내려진 지역을 중심으로 연락망을 구축해 실시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포격 도발 감행 후 우리 측에 전통문을 보내며 ‘위협’과 ‘수습’의 두 가지 모습을 보이며 양면 전술을 펼쳤다.
북한은 포격 도발 감행 후 오후 5시께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을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보내왔다. 전통문에는 “오늘 오후 5시부터 48시간 내(22일 오후 5시)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수단을 전면 철거하라.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겠다”는 위협적인 내용이 담겼다.
동시에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대북 확성기 중단을 요구하는 위협적 언사를 하면서도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 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내며 ‘위협’과 ‘수습’의 양면 전술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거듭된 위협에도 우리 군은 21일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했다.
이런 상황에 북한은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포격 도발을 부인하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긴급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남측이 포탄 한발 발사했다는 있지도 않은 구실로 도발을 강행했다”며 “48시간 안으로 대북심리전 방송을 중지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간다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의 최후통첩을 어떻게 대하는가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에서 21일 17시(남한 시각 17:30)부터 인민군 전선대연합부대들이 불의 작전진입이 가능한 완전무장한 전시상태로 이전하며 전선지대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함에 대한 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을 하달했다"고 전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탈북자 출신은 김정은이 말한 '불의 작전진입'이라는 표현이 "'일시에 갑자기 느닷없이, 그만큼 준비가 완벽히 돼 있는 상황'이라는 북한식 어투"라며 "어느 순간에 느닷없이 할 수도 있다. 우리 식으로는 '불시에'라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북 당국은 군 지휘관들을 임명해 중서부전선에 급파하고 남측의 대북확성기 중단 여부에 따라 군사대응을 시행토록 지시하고, 준전시상태가 선포되는 전방지역의 당·정권기관, 근로단체, 안전·보위·인민보안 사법검찰기관,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 등 모든 단위를 준전시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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