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노조 "임단협 양보안 없으면 정몽준 만난다"
21일 스위스 FIFA 본부에 투쟁단 파견 예정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놓고 사측과 힘겨루기 중인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압박에 나섰다. 정 이사장은 FIFA 회장 출마를 선언한 상태라 노조의 압박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4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오는 21일 FIFA(국제축구연맹) 본부가 위치한 스위스 취리히에 투쟁단 파견을 위한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회사와 교섭해서 안되면 최대대주주와 직접 교섭을 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 하에 투쟁단 파견을 추진하게 됐다”며 “현재로서는 어떤 식으로 투쟁단을 꾸릴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지만, 21일 이전까지 사측의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FIFA 본부에 투쟁단을 파견한다는 방침은 정해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몽준 이사장은 집안(현대중공업) 문제부터 해결하고 정치를 하건 뭘 하건 해야 한다”며 “집안 꼴이 이 모양인데 개선 의지는 전혀 없고 외부만 돌아다녀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그러나 FIFA 투쟁단 파견이 정 이사장의 FIFA 회장 낙선운동으로 비쳐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경계를 표했다.
노조 관계자는 “최대주주와 직접 얘기를 하겠다는 것이지 낙선운동은 절대 아니다”라며 “아직 회장 선거(내년 2월) 때까지는 많이 남아 있는 만큼 (투쟁단 파견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임금협상 태도에 반발하며 4일 오전 8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3시간 파업에 이어 두 번째다.
노조는 이날 파업 직후 울산 본사 노조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회사 인사부 건물에서 도장관, 정문 사거리, 플랜드 사업부 등을 행진하며 사측의 ‘기본급 동결 제시’를 비난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파업에 이어 오는 9일에는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련)의 결정에 따라 다른 조선업체 노조와 공동으로 오후 4시간 부분파업을 단행할 예정이며, 17일 또다시 조선노련 차원의 7시간 파업이 예정돼 있다. 이 때는 조선노련 소속 9개사 조합원들이 울산 태화강 둔치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조선노련과는 별도로 현대중 노조는 오는 10일부터 16일까지 지단(사업부)별 오후 4시간 순환파업에 돌입한다. 10일에는 울산 전전·건장, 5지단이, 11일에는 울산 해양지단과 군산공장이, 15일에는 울산 1·6·플랜트·지원·설계지단이, 16일에는 2·3·4·엔진지단이 돌아가면서 파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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