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재건 가능할까?' 박삼구 회장의 고민

윤정선 기자

입력 2015.09.08 12:05  수정 2015.09.08 14:17

금호타이어 노조, 박 회장 직접 사태해결 주장

박 회장 의지가 금호산업 인수 결정될 듯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올해 그룹 재건의 원년으로 삼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앞두고 금호타이어 파업과 형제 간 갈등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조는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박 회장이 직접 협상에 나서것을 주장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경영진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며 "결단력 없는 교섭위원들은 눈치만 보며 진전된 안조차 내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고 결정권자인 박 회장은 금호산업 매각자금 확보에만 눈이 멀어 금호타이어 교섭을 방치하고 있다"며 박 회장이 사태해결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지분은 2.7%다. 아들 박세창 부사장(2.6%)과 금호문화재단(2.8%) 지분을 합치면 약 9.1%다.

금호그룹 재건을 위해선 금호산업과 더불어 금호타이어 인수도 마무리지어야 한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경영악화가 계속되면서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지분을 팔 시기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금호그룹 재건을 위한 가장 우선순위인 금호산업 인수도 녹록지 않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현재 금호산업 채권단은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 회장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채권단이 제시한 금호산업 매각가격은 애초 1조218억원에서 7935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그럼에도 박 회장이 제시한 6503억원과 차이는 크다.

채권단은 지난 4일 박 회장 측에 인수 가격을 다시 써내라고 통보한 상태다. 연내 매각을 위해선 채권단과 박 회장 측이 이달 말까지 매매계약을 맺어야 한다. 사실상 박 회장 의지만 남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까지 박 회장을 흔들고 있다. 금호석화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포기하면 금호산업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일부 언론에 흘렸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금호석화가 기존 협상 판을 흔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채권단 역시 금호석화가 실제 금호산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직장폐쇄 역시 박 회장의 용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며 "금호타이어 파업이 계속되면 박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까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호산업 인수도 원래 제시했던 금액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하는 만큼 박 회장의 의지만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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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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