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마리한화' 날아가고 '마니화나'
'마리한화' 신드롬 온데간데없고 팬들도 떨어진 성적에 분통
가을야구 환상 깨져가는 시즌 막바지..대반전 가능성 희박
'마리한화'는 한 순간의 짧은 봄날이었나.
KBO리그 판도에 돌풍을 몰고 왔던 한화 이글스 야구가 용두사미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한화는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4-16 참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63승73패를 기록, 리그 8위를 유지했다. 이날 3연승으로 리그 5위에 올라선 SK와의 승차는 2.5게임.
한화는 이제 8경기만 남겨놓고 있다. 5강 경쟁 4개팀 중 가장 적은 잔여 경기다. 여기에 한화는 남은 기간 중 5강 경쟁팀들과의 맞대결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아 단숨에 승차를 좁히기도 어렵다. 상대전적에서도 한화는 롯데(8승8패)와만 대등할 뿐, KIA-SK(7승9패)에는 열세였다. 사실상 자력 5위는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한화가 전반기를 44승40패(승률 0.524), 5위로 마칠 때만 해도 이렇게 급추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후반기 성적은 19승 33패에 불과하다. 이제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5할 승률 회복이 불가능해졌다.
한화의 몰락은 전반기 무리한 총력전의 후유증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마치 한국시리즈를 연상케 하듯 매 경기 투타 전력을 쏟아 붓는 총력전을 펼쳤다.
중반까지는 그럭저럭 버텼지만 너무 많은 이닝을 소화한 불펜진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과부하가 걸렸다. 시즌 중에도 연일 계속된 특타와 펑고 훈련 등도 선수들의 체력 부담에 한몫을 담당했다.
한화가 자랑하던 막강 필승조는 후반기들어 이미 붕괴된 지 오래다. 윤규진은 부상으로 이탈했고 권혁과 박정진이 버티고 있지만 이미 전반기와 같은 구위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선발진도 에스밀 로저스를 제외하고는 안정감을 주는 이닝이터가 없다.
한화는 후반기 들어 역전패와 1점차 승부에서의 패배가 크게 늘었다. 최근 4경기 중 3경기에서는 두 자릿수 실점을 허용했다. 여기에는 에이스 로저스가 선발등판한 경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는 허리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을 향한 여론도 날로 차가워지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말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강도 높은 지옥훈련과 벌떼야구로 만년 꼴찌 한화를 중위권으로 올려놓을 때만 해도 열광적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무리한 팀 운영과 선수 혹사를 둘러싼 논란으로 연달아 도마에 올랐다. 설상가상, 김 감독의 명분을 지탱해주던 팀 성적마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해 이제는 팬들도 서서히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화로서는 다가오는 가을이 두렵기만 하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