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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골 일본 반응…찬사 보내는 이례적 이유


입력 2015.09.21 11:22 수정 2015.09.22 10:2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폭발적인 드리블에 이은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

일본 축구가 가장 바라는 이상형에 가까운 선수

손흥민은 일본 축구팬들에게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 게티이미지

손흥민이 과거 토트넘에서 활약한 가레스 베일(26·레알 마드리드)을 연상케 한 드리블 슈팅으로 화이트 하트 레인을 들끓게 만들었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각) 화이트 하트 레인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홈경기서 후반 23분 터진 손흥민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손흥민의 활약으로 승점 3을 챙긴 토트넘은 지난 선덜랜드전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2연승을 거두며, 2승 3무 1패(승점 9)째를 기록, 순위를 9위까지 끌어올렸다. 손흥민 역시 주중 열린 유로파리그(2골)에 이어 2경기 연속골로 홈팬들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냈다.

손흥민의 활약상은 일본에서도 크게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엄청난 단독 드리블 돌파에 이은 강력한 슈팅 장면에 일본 축구팬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축구팬들 역시 라이벌인 한국에 날을 세우기는 마찬가지다. 한국 출신의 선수들이 유럽 리그에서 골을 넣거나 맹활약을 펼쳐도 냉소적인 반응을 나타냈던 것이 그동안의 모습이다. 하지만 단 1명. 손흥민만은 다르다.

손흥민은 지난해까지 활약했던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도 득점에 성공했을 경우, 일본 축구팬들로부터 찬사를 받아왔다. 올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EPL 토트넘으로 둥지를 새로 틀자, 비관적인 시선보다는 기대감을 나타내는 분위기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시아 선수에게 쉽게 볼 수 없는 타고난 피지컬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기술적인 부분보다 드리블과 스피드 등 체력적인 면이 뚜렷하게 뛰어난 선수다. 이는 유럽 선수들과 견줘도 밀리지 않음이 수년간의 경기들을 통해 증명됐다.

신체 능력은 후천적으로 개발하는데 한계가 뚜렷하다. 체격이 상대적으로 왜소한 일본은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남미식 기술 축구를 도입했고,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은 아시아에서 가장 화려한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전방 공격수들에게는 피지컬을 앞세운 힘의 축구를 바라는 목소리가 강하다. 최근 일본 축구계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혼다 게이스케의 경우 신장 182cm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고 있다. 혼다의 등장은 일본 내에서 적지 않은 신드롬을 일으켰을 정도다.

그러나 혼다 역시 일본식 기술 축구를 구사하는 선수였다. 힘 있는 드리블보다는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에 집중하며, 강력한 슈팅이 아닌 골문 구석을 노리는 정확한 슛에 집중한다.

이는 도르트문트 복귀 후 부활 조짐이 보이는 가가와 신지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가가와의 경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 당시 박지성 이상의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가가와의 신체 조건은 거친 EPL 무대에서 살아남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어쩌면 손흥민은 신체적인 한계가 뚜렷한 일본이 가장 바라는 축구 선수 이상형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번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선보인 폭발 드리블은 그들이 만화 속에서나 상상하던 모습 그대로였다. 손흥민이 일본에서도 찬사를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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