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살아있나...조카 전화통화서 '삼촌' 언급
경찰이 사망 발표한 이후인 2012년 2~3월에 녹음된 것으로 보여
사상 최대 규모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이 살아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왔다. 조 씨의 조카와 조 씨 측근이 대화한 녹음파일이 그것이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총 23분짜리 녹음파일에는 경찰이 조희팔 사망을 발표한 이후(2011년 12월)에 조 씨가 전 검찰 고위간부 등을 상대로 구명 로비를 벌였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한 조 씨 중국에서 도피 중이던 2011년 모 변호사가 현지에서 조 씨를 만났다는 내용도 포함 됐다. 녹음 시점은 2012년 2~3월로 알려졌다.
통화 내용에서 조 씨의 조카는 "삼촌(조희팔)이 노발대발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삼촌이~했다'는 식으로 여러 번 말하고 있었다.
조희팔이 검찰을 상대로 구명 로비를 벌였음을 시사하는 내용은 조 씨 조카가 조 씨 측근에게 'A 변호사가 왔을 때(전 검찰 고위간부) B 씨 이야기 했었잖냐"며 "맨날 돈만 뜯어가고 일은 안 보고 가는 거 아니가, 이걸로 지금 노발대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카가 "A 씨가 중국 공안부에 협조요청을 했다고 카는데...(삼촌이) 그래가 막 성을 내시더라고예"라고 하자 측근은 "그거는 내가 봤을 때는 잘못된거 아니가, B 가 어지간해 가지고 자기도 판단이 있는데"라고 답했다.
또한 “(전 검찰 중간간부) C 씨도 있다면서요”라며 “삼촌이 ‘이놈들 돈만 뜯어가고 거짓말만 하고’ 하면서 이번에 막 성을 억수로 내시더라고예”라고 언급하자 측근은 C 씨는 금요일에 우리가 만나기로 돼 있다”며 “연락을 외부에 일체 받지를 안 해 버리더라고. 지 신변에 문제도 있을 수 있고 (중략) 그래도 형님 아우 하고 지냈던 놈이 그런 의리 없는 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녹음 내용에 대해 전직 검찰 고위간부 A 씨는 "누가 내 이름을 팔고 다녔을 수 있다"며 "(돈을 받은) 일은 전혀 없다. 그 사건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또한 전직 검찰 중간간부인 C 씨는 녹음에 등장하는 조희팔의 측근과 모르는 사이냐는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조희팔 조카와 측근이 통화한 녹음 자료까지 공개되며 조희팔 생존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편, 조희팔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강태용(54)이 10일 중국 현지에서 공안에 검거되며 조희팔 사망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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