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5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0-5 완패했다.
당초 김인식 감독은 도미니카와의 2차전까지 이틀 휴식일이 있어 가동할 수 있는 모든 투수 자원을 쏟아 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의도는 어느 정도 맞아 떨어졌다. 대표팀 투수들은 일본 강타선을 상대로 5점을 내주며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이날 대표팀이 뽑아낸 안타는 7개, 볼넷도 3개나 됐다. 만루 찬스도 2번이나 잡았지만 뽑아낸 점수는 허무하게도 제로였다. 27개의 아웃카운트가 올라가는 동안 삼진을 무려 14개나 헌납했다.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일본의 선발은 일찌감치 오타니 쇼헤이로 예고된 상태. 시속 160km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는 오타니였기에 이를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대표팀의 일본전 숙제로 다가왔다.
경기 전부터 여러 가지 분석이 나왔지만 아무 의미 없었다. 뻔히 드러나는 직구 볼 배합에도 타자들은 선뜻 방망이를 내밀지 못했고,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어김없이 들어오는 포크볼에 연신 헛스윙 삼진을 당하기 일쑤였다.
오타니는 1회초부터 이날 최고 구속을 기록했다. 전광판에 찍힌 숫자는 161km였고 삿포로돔은 환호로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에 홀린 듯 타선은 오타니가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까지 직구에 꼼짝 못하고 포크볼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기세 싸움에서 밀린 처절한 결과였다.
기회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표팀은 0-2로 뒤진 5회, 선두 타자 박병호가 행운의 2루타로 출루한 뒤 손아섭이 볼넷을 골라 걸어 나갔다. 이때부터 오타니는 제구가 잡히지 않으며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를 공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후속 타자 허경민은 원바운드 공에 어이없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강민호까지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대로 물러날 수 없다는 듯 김인식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나성범은 해결사가 되어주지 못했다.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처리한 오타니 구위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오타니는 6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고 삼진을 무려 10개나 뽑아냈다. 오타니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에는 숨통이 트이는 듯 했지만 득점과의 인연은 번번이 이뤄지지 않았다.
후속 투수인 노리모토 역시 150km 초중반의 직구와 포크볼을 앞세워 대표팀 타선을 농락했다. 노리모토 역시 2이닝 3탈삼진의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인 뒤 마무리 투수인 마쓰이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대표팀은 9회초 마지막 공격 때 천금 같은 기회를 잡았다. 이대호-박병호-손아섭으로 이어진 중심타선이 세 타자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의 찬스를 만든 것. 19세 마무리 마쓰이 유키는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때에도 대표팀은 자멸에 가까운 타격감을 선보이고 말았다. 황재균이 삼진으로 꼼짝 못하고 물러난데 이어 양의지는 유격수 플라이, 김상수 역시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 영봉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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