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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여왕' 박근혜의 사람들 웬 대구-강남 타령


입력 2015.11.10 11:53 수정 2015.11.10 16:24        최용민 기자

<기자수첩>대통령을 도울 생각이라면 험지에 깃발 꽂아야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9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호가호위(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뜻으로 남의 세력을 빌어 위세를 부림)라는 4자성어가 있다. 20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이 오래된 사자성어를 21세기에 또 다시 꺼내볼 일이 생겼다.

지난 8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사퇴 기자회견으로 박근혜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20대 총선 출마가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의 측근이 자신의 뜻을 펼치기 위해 총선에 출마하는 것을 비판할 수는 없다. 다만 출마 지역이 어느 곳이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박 대통령 측근이 박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지역구에 출마한다? 그렇다면 이건 다른 문제다. 간단히 말해 대통령 지지율 덕 좀 보겠다는 심산이 크다고 평가해도 할말이 없을 것이다. 자신이 원래 그곳에서 태어났고 그곳에 연고가 있다고 항변해도 그렇다. 호가호위하는 여우와 다를바 없다.

현재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떠받치고 있는 곳은 대구와 강남3구 등이다. 대구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고 강남3구는 전통적 여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된다.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하나의 성'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만약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사람이 이 곳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사람들은 그를 어떻게 평가할까? 자신이 박 대통령 측근인 점을 크게 부각해 대통령의 지지율을 등에 업고 당선을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평가하지 않을까? 이는 인지상정이다. 눈에 보이고 손끝에 착 감기는 감촉이다.

특히 대구지역은 박 대통령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의 갈등으로 공천 물갈이 소문이 끊임없이 나오는 곳이다. '때는 이때다' 기회를 보고 대구지역 출마를 마음먹는 박 대통령의 측근이 유독 많은 이유다. 자신이 박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는 타이밍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이 물갈이를 했고 나를 이 지역의 적자로 세웠다는 선전이 가능하다.

현재 대구지역 출마가 예상되는 박 대통령 측근은 많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을 비롯해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구 달성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윤두현 전 홍보수석은 대구 서구에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 김종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북구갑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또 경북 경산이 고향인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대구 출마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조윤선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서울 서초갑에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정치 신인의 패기가 없다. 당장은 당선이 목표겠지만 목표가 당선에만 머물러 있으면 정치인으로 성공하기 힘들다. 자신이 대통령의 측근이라면 대구와 강남이 아닌 다른 지역구에 출마해도 당선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줘야 된다. 부침이 있지만 집권 4년차를 앞에 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를 육박한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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