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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물 터진 타선, 콜드게임이 증명한 우승 도전권


입력 2015.11.12 16:28 수정 2015.11.12 22:4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베네수엘라 상대로 타선 폭발, 7회 콜드 게임 승

개막전 패배 딛고 2경기 연속 다득점으로 경쟁력 입증

베네수엘라전 4타수 4안타 2홈런으로 맹활약한 황재균. ⓒ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마운드가 불붙은 대표팀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2일 대만 타오위안 국제 야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 12’ 예선 B조 베네수엘라와의 3차전서 7회 콜드게임(13-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예선 전적 2승 1패를 기록한 대표팀은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이대은이 선발로 나선 가운데 김인식 감독은 앞선 경기들과 다소 다른 라인업을 내놓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이용규가 빠졌고, 정근우와 손아섭이 테이블세터, 김현수-이대호-박병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그대로 유지했다. 중견수는 나성범이 새롭게 선발 라인업에 가세했다.

대표팀은 전날 늦게까지 이어진 도미니카와의 2차전서 7회 이후 대거 10점을 뽑아내며 타격감을 완전히 되찾은 모습이었다. 그래도 우려는 있었다. 고작 14시간 휴식 후 이어진 베네수엘라전이었기 때문에 강행군이 타격감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닌가란 걱정도 있었다.

물론 기우에 불과했다. 1회부터 3득점에 성공한 대표팀은 2회와 3회 잠시 휴식을 거친 뒤 다시 맹타를 몰아치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에 3회 2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6회말 공격이 끝났을 때에는 이미 11점 차로 벌어진 뒤였다.

특히 이번 대회의 특징은 콜드게임이 있다는 점이다. 5회 이후 15점 이상, 7회 이후 10점 이상 차이가 나면 남은 이닝을 치르지 않는 콜드게임을 선언한다. 단, 준결승과 결승에는 콜드게임이 없다. 따라서 7회초 수비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대표팀은 이번 대회 첫 콜드게임을 기록하게 됐다.

콜드게임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사실 이번 대회는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을 차출할 수 없어 대회 질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BAF세계야구랭킹에 따라 상위 12개 팀을 선발했지만 순위 자체가 의미 없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심지어 멕시코의 경우 대회 직전까지 선수 선발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다.

결국 자국 리그 선수들 위주로 구성될 수밖에 없었고, 랭킹 8위의 대표팀은 2경기 연속 화력쇼를 선보이며 최근 KBO리그에 불고 있는 타고투저 바람이 국내에서만 적용되는 현상이 아님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타선의 구성이 12개 참가국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사실 도미니카나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등과 같은 중남미 국가들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밀려난 3~40대 선수들로 구성됐고, 미국과 멕시코는 아예 마이너리그 더블 A급 선수들이 참가했다.

반면, 대표팀은 일본시리즈 MVP 이대호를 필두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만 박병호, 김현수, 손아섭, 황재균 등 4명에 달한다. 그리고 의외로 타격감이 저조한 박병호를 제외하면 이들 모두 이번 대회서 상대 마운드에 폭격을 가하고 있다.

대표팀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이번 대회 도깨비 팀으로 불리는 멕시코와 오는 14일 4차전을 벌인다. 이변이 없는 한 대표팀의 승리가 예상된다. 그리고 15일에는 미국과 B조 상위권을 놓고 순위경쟁전을 펼칠 전망이다.

8강 토너먼트는 조 1~4위가 반대편 조 4~1위팀과 맞붙는 단판 토너먼트 형식이다. 보다 손쉬운 상대를 만나기 위해서는 최소 2위를 확보해야 4강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리고 4강까지 오른다면 대진에 따라 개막전 영봉패 굴욕을 선사했던 일본을 다시 만날 수도 있다. 설욕 이상의 한국 야구 경쟁력을 다시 보여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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