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이 결정적 오심에 이어 졸속 대회운영, 급기야 경기장 화재까지 벌어지는 악조건 속에서 쿠바와 대회 8강전을 벌인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6일 오후 7시 30분 대만 인터콘티넨탈 야구장에서 ‘2015 WBSC 프리미어 12’ 쿠바와 8강서 만난다.
전날 미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서 대만 2루심의 결정적 오심으로 인해 2-3 석패했던 대표팀은 B조 3위를 확정, A조 2위에 오른 쿠바를 만나게 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경기와 무관한 악재들이 선수들을 뒤흔들고 있다. 오심의 아쉬움도 문제이지만 주최 측의 미숙한 대회 운영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실제로 이번 대회 8강 토너먼트의 일정은 조별리그가 모두 끝난 뒤에야 확정이 됐다. 개최국인 대만과 이번 대회서 큰 목소리를 내는 일본에 유리한 일정을 주는 것 아닌가란 목소리가 나온 것도 무리가 아니다.
더 황당한 점은 경기장 내 화재 발생이다. 한국과 미국의 경기가 끝난 뒤 열린 공식 기자회견 도중 갑작스럽게 화재 경보가 울렸다. 그리고 구장 3루석 방면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타이베이 티엔무구장은 하필이면 대표팀과 쿠바의 8강전이 열릴 곳이었다. 결국 주최 측은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으로 급히 바꿨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다. 앞서 타이베이 시내 그랜드하얏트호텔를 숙소로 잡은 대표팀은 경기장 변경으로 인해 2시간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
악조건이지만 김인식호는 나름대로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쿠바전이 중요한 이유는 8강을 넘어 4강에 오를 경우, 일본과의 재대결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일본도 이날 푸에르토리코와 맞붙지만, 전력상 압도적 우세가 점쳐진다.
대표팀이 마주해야할 쿠바의 선발 투수는 다소 익숙한 프랑크 몬티에트다.
대표팀은 프리미어12 대회에 앞서 고척돔 개장경기로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을 펼친 바 있다.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간 대표팀은 2차전에서 패해 사이 좋게 1승씩 나눠가졌다.
몬티에트는 대표팀이 승리한 1차전에 나온 투수였다. 당시 한국은 1회 3점을 뽑은 뒤 5~6회도 3점을 더해 영봉승을 거뒀다. 문제는 2회부터 4회까지 타선이 조용했던 순간 몬티에트가 있었다는 점이다. 쿠바의 두 번째 투수로 나섰던 몬티에트는 3.1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대표팀 타선을 묶었다.
몬티에트는 빠른 구속보다는 정교한 제구력과 변화구 위주를 사용하는 기교파 투수다. 무엇보다 안타를 내준 뒤 선보였던 집중력이 대단했다.
대표팀 역시 이번 대회서 선발 투수에 고전하는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다.
1차전인 일본과의 개막전서 오타니 쇼헤이에 꽁꽁 붙잡힌데 이어 도미니카전에서도 상대 선발 페레즈에 6이닝동안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 몇 수 아래인 베네수엘라와 멕시코전에서는 선발을 두들겼지만 다시 미국전에서 7회 2점을 뽑을 때까지 침묵이 이어졌다.
쿠바를 격파하기 위해서는 홈런왕 박병호가 좀 더 힘을 내줘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중심 타선에 배치된 김현수와 이대호가 제몫을 해주고 있다. 다만 박병호는 멕시코전 첫 홈런을 제외하면 이름값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동갑내기 배터리 장원준과 강민호의 호흡도 볼거리다. 롯데서 한솥밥을 먹었던 두 선수는 이번 대표팀에서도 좋은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장원준은 도미니카전 선발로 나와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첫 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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