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 대항하기 위해 야심차게 닻을 올린 ‘2015 WBSC 프리미어12' 연이은 졸속 행정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6일 대만 인터콘티넨탈 야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 12’ 쿠바와의 8강전서 7-2 승리를 거뒀다.
대표팀은 선발 장원준이 4.2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후속 투수들이 쿠바 타선을 잠재웠고, 2회 대거 5득점에 성공한 타선의 파괴력에 힘입어 손쉽게 아마 최강 쿠바를 물리쳤다. 이제 야구대표팀은 오는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결승 티켓을 놓고 일본과 맞붙는다.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번 대회 최고의 흥행카드로 꼽힌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이번 프리미어12 대회는 경기 안팎으로 초보적인 실수가 반복돼 야구팬들의 한숨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심판의 잦은 오심이다. 스트라이크 판정과 체크 스윙 등 자잘한 면에서 실수가 잦다보니 심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지난 미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서 포수 강민호의 2루 송구가 아웃이 아닌 세이프 판정 처리되며 결승점 헌납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무엇보다 관중이 너무 없다는 점도 경기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다. 일본(개막전)과 대만에서 열린 예선 29경기의 총 관중 수는 14만 747명으로 집계됐다. 경기당 평균 4853명으로 크게 나쁘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봐야 한다. 일단 대만 5경기에 6만 9889명(평균 1만 3978명)이 쏠린 관중집계다. 여기에 일본의 경기 역시 개막전을 안방에서 치른 덕분에 5만 5855명(평균 1만1171명)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국가들의 경기는 어땠을까. 말 그대로 처참한 수준이다. 대만, 일본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의 경기는 고작 1만 5002명(평균 789명)이 찾았다. 이마저도 한국(도미니카전 600명, 베네수엘라전 1010명, 멕시코전 2500명, 미국전 2000명)이 선전했기 때문이다. 중남미 국가들의 경기는 2~300명만이 찾았고, 네덜란드-이탈리아 경기가 119명으로 최소 관중을 기록했다.
스타플레이어가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앞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빅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의 차출을 전면 금지시켰다. 결국 반쪽짜리가 대회가 되고 말았다.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전직 메이저리거들이 합류했지만 당장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경기 외적으로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경기장에 불이 나는 바람에 급하게 8강전 장소를 변경하는가 하면, 4강전 일정은 8강 결과에 따라 바뀐다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벌어졌다.
실제로 대회 홈페이지에는 아직까지도 4강 매치업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입김을 발휘하는 일본의 진출 여부에 따라 바꾸겠다는 심산이다. 예정대로라면 4강전 2경기는 오는 20일에 열리게 된다. 하지만 일본은 혹시라도 모를 결승진출을 대비하기 위해 자신들의 매치업을 하루 전인 19일로 앞당겼다.
결국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일본의 야구 잔치에 들러리를 서고 있는 셈이다. 한국과 일본의 개막전이 열린 삿포로돔은 2만 8848명의 관중들이 찾았다. 하지만 현재 전승 행진으로 분위기가 달아올랐기 때문에 한일전이 열릴 도쿄돔은 4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4강전 선발투수로 일찌감치 오타니 쇼헤이를 예고했다. 지난 개막전에서 오타니를 상대로 단 한 점도 뽑지 못한 한국에 쐐기를 박겠다는 심산이다. 일본은 벌써부터 초대 우승에 들떠있는 분위기다. 과연 김인식호는 일본의 잔칫상을 뒤엎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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