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 신민아 주연의 KBS2 새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가 시청자들로부터 혹평을 들었다.ⓒKBS
'얼꽝' 황정음 가고 '몸꽝' 신민아 왔다. 그런데 반응이 영 신통치 않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그녀는 예뻤다'는 '얼짱'에서 '얼꽝'이 된 김혜진(황정음)의 이야기를 그려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16일 첫 방송된 KBS2 '오 마이 비너스'는 '그녀는 예뻤다'와 맥락을 같이 한다. '몸짱'에서 '몸꽝'이 된 강주은(신민아)이 다이어트를 통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는다.
아무리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두 드라마는 소재 탓에 비교의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김형석 PD는 "'오 마이 비너스'를 기획할 때 '그녀는 예뻤다'는 없었다. 얼핏 보면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자세히 살펴 보면 공통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고 자신했다.
여주인공 신민아 역시 "'그녀는 예뻤다'와 설정이 같은 듯하지만 가는 길이 다르다"며 "여주인공이 다이어트를 하는 과정에서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고 차별점을 소개했다.
'오 마이 비너스'는 '우월한 기럭지'를 자랑하는 소지섭 신민아의 로맨스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잘생기고 예쁜 두 배우의 안방 로맨스는 팬들을 설레게 했다.
무엇보다 여주인공 신민아의 망가지는 연기는 관심거리였다. 예쁜 여배우가 못생긴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선 고난도의 연기력이 필요하다. 화려한 모습을 온전히 내려놓고 맛깔나고 현실감 있게 연기해야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다.
탄탄한 대본도 중요하다. 여주인공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는 멋진 남자를 만나 행복해지는 스토리는 수차례 봐왔다. 판타지적인 이야기를 통통 튀고 색다르게 만들어야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지 않는다.
'오 마이 비너스' 첫 방송에선 여고 시절 170㎝-48.6㎏의 미스코리아급 몸매와 화려한 미모로 '대구 비너스'로 불린 강주은(신민아)의 과거가 그려졌다. 뛰어난 미모로 뭇 남성들의 구애를 한몸에 받아온 주은은 15년 뒤 77kg의 '통통녀'가 된다.
사법고시를 패스해 변호사가 됐지만 뚱뚱해진 몸매 탓에 15년간 교제한 남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는다. 왕년의 비너스는 없다. 터질 듯한 볼살과 옷 사이로 삐져나온 두툼한 뱃살뿐. 남자친구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긴 사실을 안 찰나 주은은 운명 같은 왕자님 영호(소지섭)를 만난다.
소지섭 신민아 주연의 KBS2 새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가 시청자들로부터 혹평을 들었다.ⓒKBS
방송 후 '오 마이 비너스'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시청률은 7.4%(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첫 방송치곤 나쁘지 않다. 그러나 시청자 반응이 시큰둥하다. 아무리 소지섭 신민아라는 두 톱스타가 출연했지만 이야기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소간지' 소지섭 때문에 참고 본다는 시청자도 있을 정도로 작품성이 기대 이하라는 얘기다.
네이버 아이디 hyhy****를 쓰는 한 누리꾼은 "소지섭 신민아 나온다고 해서 봤는데 뻔한 전개가 보인다"며 "아무리 배우들이 좋아도 전혀 신선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vene****는 "정말 지루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개연성이 부족하고 허술한 전개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여주인공이 남자친구에게 차인 순간 바로 앞에 백마 탄 왕자님이 나타난 설정이 너무 뻔하다는 지적이다.
여주인공 신민아의 캐릭터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일단 직업이 변호사라는 점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여주인공이 지닌 상처에 공감하고 같이 아파해야 하는데 캐릭터가 그냥 '통통한 변호사'라서 거리감을 느낀다는 것.
신민아의 연기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간 CF 스타로 군림해온 신민아는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그러나 이번 드라마에선 캐릭터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는 평이 많다.
'몸꽝'이라고 했지만 신민아는 여전히 예쁘게만 보인다. 한 시청자는 "뚱뚱해도 예뻐서 몰입이 안 됐다"고 했고, 한 시청자는 "신민아가 더 망가졌어야 했는데 이도 저도 아닌 캐릭터가 아쉽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응원하는 시청자들은 "앞으로 더 지켜보자"며 "소지섭 신민아의 조합은 드라마를 보는 이유가 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미국 드라마와 영국 드라마가 유입되면서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 스타의 이름값으로만 승부를 보려는 드라마는 이젠 통하지 않는다. 지난해 방송된 현빈 한지민 주연의 SBS '하이드 지킬 나'가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짜임새 있는 극본을 바탕으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 그리고 자신을 내려놓을 줄 아는 배우들의 담대한 용기와 뛰어난 연기력이 있어야만 살아남는다. 소지섭 신민아가 나선 '오 마이 비너스'가 갈 길은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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