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각) 라오스 비엔티엔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6차전에서 라오스를 5-0으로 대파했다.
조 꼴찌로 예선탈락이 확정된 상대적 약체 라오스를 상대로 대표팀은 예상대로 주도권을 갖고 경기를 풀어갔다. 중원의 핵 기성용의 멀티골을 시작으로 전반전에만 손흥민, 석현준이 연이어 골문을 열었다. 또한 손흥민의 후반 5-0 쐐기포를 끝으로 대표팀은 올해 마지막 A매치를 ‘골 잔치’로 화려하게 수놓았다.
미얀마전 대승에 탄력 받은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선수 구성에 대거 변화를 주며 실험했다. 수비수 곽태휘, 미드필더 기성용, 이재성을 제외한 나머지 8자리가 모두 바뀌었고, 미얀마전을 통해 상대적으로 체력을 비축했던 선수들이 활약하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특히 이날 선발 복귀한 손흥민은 전반과 후반 각각 머리와 왼발로 골을 터뜨려 부상을 완벽히 털어낸 활약을 펼쳤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석현준도 PK 유도와 더불어 골 맛을 보며 ‘원톱’ 경쟁의 불씨를 더더욱 지폈다.
이번 승리로 슈틸리케호는 17경기 무실점을 비롯해 수많은 영광의 기록을 쓰게 됐다. 올 한해 치른 20경기에서 16승 3무 1패를 거둔 대표팀은 1978년(18승 1무 4패) 이후 최다승 2위를 기록했고, 승률은 1980년 이후 최고 기록인 80%를 달성하게 됐다.
또한 월드컵 지역예선 6경기에서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역대 1위 기록을 새로 썼다.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기록을 지난 한 해 동안 써내려간 슈틸리케호다.
물론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을 비롯한 약간의 아쉬움이나 해결해야 할 향후 과제도 분명히 남아있다.
이제는 그라운드를 떠난 ‘차미네이터’ 차두리의 공백을 메울 라이트백 후계자를 찾아야한다. 기존에 김창수, 임창우, 정동호에 센터백 장현수까지 위치를 옮겨 시험해봤지만 확실한 대안 찾기는 아직까지 실패했다.
그간 대표팀의 해묵은 과제였던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 역시 물음표다. 슈틸리케 ‘황태자’ 이정협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황의조와 석현준이 경합하며 득점을 분담했으나 확고한 적임자를 찾았다고는 아직 볼 수 없다.
하지만 분명 긍정적인 의미가 더 크다. 두 선수 모두 출전시간을 나눠가지며 경합을 벌였고, 골맛도 봤다. 뿐만 아니라 각자 다른 플레이 스타일로 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건전한 경쟁을 통한 성장 동력이 대표팀 내에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대표팀은 내년 3월까지 레바논, 쿠웨이트와 남은 2차 예선 일정을 마무리한 후 최종예선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 한해를 확실한 성과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슈틸리케호의 러시아를 향한 여정은 계속된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