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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도 이제 공익법인 설립 고집 버려라"


입력 2015.11.25 15:37 수정 2015.11.25 16:30        이홍석 기자

<기자의 눈>SK하이닉스에 '합리' 요구한 산업보건검증위원회

기업에 부담주지 않는 선에서 요구해야 수용가능하다는 점 깨달아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공장 정문 ⓒSK하이닉스
한쪽에서는 서로 합리적인 수준의 요구와 수용이 이뤄지는 모습이, 다른 한쪽에서는 무리한 요구로 인해 공회전을 거듭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바로 국내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야기다.

25일 SK하이닉스 산업보건검증위원회는 지난 1년간 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장 산업보건 실태에 대한 검증결과와 개선과제를 발표했다. 검증위는 지난 2014년 한 언론에서 제기한 SK하이닉스 직업병 문제에 대해 회사측이 객관적이고 정밀한 조사를 받겠다고 수용하면서 외부전문가들을 주축으로 구성됐다.

이 날 반도체사업장과 직업병과의 인과관계 입증이 어렵다는 조사 결과보다 더 눈에 띈 것은 검증위의 요구 사항과 개선 제안이었다. 검증위는 ‘포괄적 지원보상체계’라는 이름의 제안을 통해 직업병 피해자들의 보상과 지원에 초점을 맞춘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SK하이닉스도 독립적 지원보상위원회를 결성하겠다면서 검증위원회의 제안을 수용, 현재 삼성전자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와 함께 추진 중인 보상위원회와 비슷한 성격의 기구가 탄생하게 됐다.

이는 삼성전자에 줄기차게 공익법인 설립 등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인권지킴이)과는 상당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반올림은 공익법인 설립을 위해 삼성전자측에 초기설립자금 명목으로 1000억원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면서 이를 통해 시민단체에서 직접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감시하고 규제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집요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홍석 데일리안 산업부 기자
이뿐 아니다. 삼성전자가 매년 순이익(지난해 기준 23조4000억원)의 0.05%(약 117억원)를 법인의 운영비용으로 내야 한다는 억지에 가까운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SK하이닉스 검증위의 제안 방식도 사뭇 달랐다. 반도체 산업에서의 보건안전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필요한 과제들을 망라하면서도 기업이 나서 해결해야 할 개선 과제로 명시했다. 인과관계가 입증이 안 됐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히 접근한 것으로 이미 인과관계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재발방지 대책을 강조하고 있는 반올림의 태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검증위가 SK하이닉스에 공익법인 설립 등을 요구하지 않은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공익법인 설립 주장을 고집하는 반올림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검증위의 제안과 SK하이닉스의 수용을 보면서 반올림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공교롭게도 이 날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제 7차 조정기일을 열어 추가 조정을 위한 논의를 지속했다. 반올림이 조정위원회를 통해 추가 조정 논의를 지속하고 싶다면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야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서로 합리적인 수준에서 요구하고 수용하는 모습이 모든 협상의 기본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되새겨보길 바란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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