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령 옛말' 창원LG, 어쩌다 꼴찌가 됐나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12.05 07:55  수정 2015.12.05 11:13

올 시즌 5승 21패, 1할대 승률로 최하위 부진

기대 못 미치는 용병에 골머리, 단신 선수 영입만 5번째

창원LG 김진 감독. ⓒ KBL

프로농구 창원 LG는 올 시즌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다.

LG는 올 시즌 5승 21패, 1할대 승률(0.192)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최근에는 무려 6연패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충격적인 역전패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고양 오리온전(70-74), 25일 울산 모비스전(78-79), 28일 안양 KGC전(99-104)까지 10여점 차에서 많게는 2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기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반까지 잘 싸우다가도 외국인 선수 2명이 활약하는 3쿼터와 종반 승부처인 4쿼터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LG는 지난 2년간 리그를 호령한 강팀이었다. 2013-14시즌에는 정규리그를 우승하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다. 지난 시즌도 4강까지 진출해 준결승에서 모비스와 최종전까지 접전을 펼치는 등 선전했다.

비록 올 시즌에는 문태종-제퍼슨-김시래 등 주요 전력들이 물갈이되면서 어느 정도의 성적 하락은 감수해야했지만, 그래도 현재 순위는 받아들이기 힘든 성적표다.

우선 외국인 선수와 부상 문제가 LG의 발목을 잡았다. LG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득점력이 검증된 포워드 트로이 길렌워터와 가드 맷 볼딘을 선발해 전력을 구성했으나 볼딘이 부상으로 조기에 교체되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뒤이어 영입한 브랜든 필즈, 다비온 배리, 조시 달라드가 모두 기대에 못 미치거나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에 LG는 최근 샤크 맥키식을 새롭게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시즌이 중반을 채 마치기도 전에 단신 선수 영입만 벌써 5번째다.

외국인 선수가 함께 뛰는 3쿼터가 LG에게는 매 경기가 고비가 될 수밖에 없었다. LG가 역전패를 당한 경기들을 복기해보면 주로 3쿼터에 뚜렷하게 밀린 경우가 가장 많았다.

결국 그 부담은 장신 외국인 선수인 길렌워터의 과부하로도 이어진다. 길렌워터는 평균 25.5점으로 득점 전체 2위에 오르며 준수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원래 수비나 체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며, 경기가 안 풀리면 돌발적인 개인플레이 성향도 짙다.

가뜩이나 LG의 팀 사정상 공수에서 너무 많은 부담이 짊어진 데다 경기마저 안 풀리다보니 길렌워터도 점점 짜증스러운 반응을 드러내기 일쑤다. 실제 최근 경기에서는 승부처에서 집중하지 못하고 돌출행동을 일삼아 팬들 사이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가드진의 문제 역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김시래의 군입대와 볼딘-정창영의 부상으로 LG는 가드진에도 큰 공백을 떠안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안으로 거론됐던 유병훈은 불법스포츠도박 징계로 시즌 초반을 결장했다.

종합적으로 성적을 내기 어려운 환경임을 감안해도 어처구니없는 역전패와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력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리그 3연패를 차지했던 모비스 역시 지난 시즌을 마치고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이라는 원투펀치를 잃었다.

하지만 모비스는 올 시즌도 상위권을 달리며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주전 선수 한 두 명의 공백에 흔들리지 않는 모비스 특유의 탄탄한 시스템 덕분이다.

김진 감독은 올해로 5년째 LG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최근 2년간 우승과 4강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선수구성에 따라 성적의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성적이 좋았던 시즌에도 주전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고 체력안배나 위기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자주 받았다. 지난 2년간 돌출행동을 일삼았던 데이본 제퍼슨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김 감독은 올 시즌에는 길렌워터 때문에 또 속을 끓이고 있다.

무엇보다 전력이나 선수구성이 지난 시즌과 달라졌는데 그에 걸 맞는 LG만의 색깔이나 새로운 시스템이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LG는 5일 서울 SK를 상대로 홈에서 6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위기의 LG가 12월의 첫 경기에서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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