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모임·회의불참, 날선 새정치 비노 "풍비박산"

문병호 "문재인 진정한 민주주의자인지 의심" 비판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주류 의원 10명이 '정치혁신을 위한 2020모임'을 결성한 가운데 모임 간사를 맏은 문병호 의원이 지난달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최원식 의원.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거절하며 당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은 가운데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문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문병호 의원은 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문 대표는 나만 옳다는 독선에 빠져 있으며 분열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문 의원은 "'문·안·박(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연대'는 진정성도 없고, 내용도 없고 기득권 지키기에 불과하다"며 "혁신 전대야말로 지금 우리 당의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문 대표가 진정한 민주주의자인가에 대해서 회의를 품고 있다. 당 대표를 비판하는 사람을 자꾸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지 않느냐"며 "비판자를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표의 머릿 속에는 친노는 선이고 비노는 악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며 "문 대표의 전날 회견은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이나 당원들의 등을 돌리게 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본다. 오히려 문 대표 퇴진에 더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의원은 비노계의 향후 행보에 대해 "당장 탈당하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문 대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지적하고 퇴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가능하면 당 내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선 "옆에서 자꾸 건들고 있는데 박 시장은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하면 될 것 같다"며 "너무 당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주류인 김영환 의원도 가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PBC 라디오'에 나와 문 대표를 향해 "너무 일방통행이고 독단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당 운영을 가지고 화합시키고 통합시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총선을 이길 상황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금은 문 대표든 안 전 대표든 당의 모든 지도자들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을 살려야겠다는 아주 절박한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백의종군 해야하고, 살신성인의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은 살신성인하는 분, 당을 위해서 희생하는 분이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어떻게든 하나로 모아져야 하는데 문 대표도 현 지도부 체제로 선거를 치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다"며 "지도체제를 그냥 일방통행 하겠다는 것은 결국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분당을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고 당내의 화평과 탕평을 이야기해야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문 대표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비주류 콩나물 회동 "통합과 화합 필요한 시점"

한편 이날 오전 이종걸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 문병호 김영환 김동철 최원식 유성엽 권은희 등 비주류 의원들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 콩나물국밥집에서 조찬 회동을 가졌다.

이후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양보하고 화합하고 서로 기득권을 내려놓으면서 용광로 같은 당의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며 "화합과 통합으로 위기 국면의 어려운 상황을 지도자의 힘으로 당을 함께 이끌어 나가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어제 회견문을 들어보면 마치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으니까 경제가 나빠지는 탓을 하듯이 비주류가 발목 잡아서 우리 당이 단합 안 되는 것 같이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최원식 의원은 "당의 총선과 대선 승리를 이해 더 강한 통합과 화합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당을 걱정하는 의견들은 광범위한 접촉을 통해 수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