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극 없었지만’ 인기투표 오명 벗지 못한 GG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2.08 18:31  수정 2015.12.09 10:29

최대 격전지 포지션서 대부분 제 주인 찾아가

가장 뜨거운 논란을 최준석 제친 지명타자 이승엽

이승엽은 골든글러브를 타기 충분한 성적을 냈지만, 최준석이 보다 뛰어난 지명타자였다. ⓒ 연합뉴스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골든글러브가 대부분 제 주인을 찾은 가운데 인기투표라는 오명을 여전히 떨치지 못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0개 포지션 최고의 선수들에게 상을 수여했다.

NC는 투수 부문 해커를 비롯해 1루수 테임즈, 외야수 나성범에 이어 FA로 영입한 박석민까지 상을 쓸어 담으며 최다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 역시 양의지(포수), 김재호(유격수), 김현수(외야수)가 상을 받았고, 골든글러브의 단골손님이던 넥센은 유한준이 kt로 이적하는 바람에 빈손이 되고 말았다.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엇비슷한 호성적을 낸 선수들이 유독 많아 격전지가 많이 발생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대부분 받을 만한 선수들에게 글러브가 주어졌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던 1루수 부문에서는 테임즈가 유효표 358표 중 227표를 얻어 116표에 그친 박병호를 여유 있게 제치고 황금 장갑의 주인이 됐다.

외국인 선수들이 유독 표심에서 멀게 느껴지는 투수 부문에서도 해커(196표)가 득표율 54.7%를 기록하며, 양현종(KIA, 135표)과 차우찬(삼성, 19표) 윤석민(KIA) 임창용(삼성, 이상 3표) 안지만(삼성, 2표)을 따돌리고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논란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대표적인 격전지가 바로 이승엽이 수상한 지명타자 부문이다.

이승엽은 올 시즌 122경기에 나서 타율 0.332 26홈런 90타점 OPS 0.949를 기록했다. 타율 7위, 홈런 공동 13위, 타점 17위 등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수상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승엽 개인적으로 10번째 수상이라 의미가 배가됐다.

문제는 이승엽보다 뛰어난 타자가 있었다는 점이다. 바로 롯데 최준석이다. 최준석은 올 시즌 타율 0.306 31홈런 109타점을 기록했다. 기록만 놓고 본다면 최준석이 보다 뛰어난 타자였음을 알 수 있다.

골든글러브의 수상자 논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일단 골든글러브 투표인단의 구성은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아나운서, PD 등 300명이 넘는 이들로 이뤄진다. 매년 수상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투표인단이 지나치게 많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30개 구단으로 이뤄진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투표인단이 과할 정도로 많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메이저리그의 MVP와 사이영상은 기자단 투표에 의해 이뤄지는데 400명에 가까운 KBO와 달리 투표인단은 500명 안팎이다. 여기에 1위표부터 3위표까지 차등을 둘 수 있어 공정성을 더하고 있다.

단 1명에게만 투표권을 행사하다보니 인지도 높은 선수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2013년 지명타자 부문도 올해와 같았다.

당시 KBO는 후보 발표에 앞서 지명타자 후보 선정 기준을 손질했다. 후보에 오르기 위해서는 전체 128경기의 3분의 2인 85경기 이상 출전하고, 출전 포지션 중 지명타자로 출전한 경기 수가 가장 많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2012년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받은 삼성 이승엽 논란을 의식한 조치였다. 당시 이승엽은 126경기에 출전했지만 1루수로 출장한 경기가 80경기였고, 지명타자로는 50경기 출전에 그쳤다.

후보 선정 기준을 손질하자 타격왕을 차지한 LG 이병규가 느닷없이 들어오고 말았다. 이병규는 타율 0.348(1위) 5홈런 74타점으로 ‘회춘했다’는 극찬과 함께 LG의 페넌트레이스 2위를 이끈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이병규는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인해 출전 경기 수가 98경기에 그쳤고, 경기 도중 지명타자로 교체 투입된 경기가 56경기나 됐다. 본업인 외야수로는 47경기에 나섰다. 타격왕을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시즌 막판 페이스를 끌어올려 규정타석에 아슬아슬하게 진입했기 때문이었다.

당초 후보 발표에 앞서 지명타자 수상자는 NC 이호준이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이호준은 126경기에 나서 타율 0.278 20홈런 87타점을 기록, MVP급 성적을 냈다. 그러나 투표인단 323명 중 66.2%인 201명은 이병규를 택했다.

골든글러브라는 명칭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최고의 수비수들에게 황금 장갑을 수여한다. 특히 메이저리그는 타격 부문을 따로 분류해 실버슬러거라는 상으로 각 포지션 최고 타자를 가린다. 그리고 투표권은 이들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각 구단 감독과 코치들에게 주어진다. 물론 자신의 팀 선수에게는 표를 던질 수 없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