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소리' 한국판 로봇, 할리우드 뛰어넘나
이성민·이희준·이하늬·채수빈·김원해 출연
독특한 소재…'작전' 이호재 감독 연출
딱딱한 로봇이 인간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까.
영화 '로봇, 소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인간형)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갖춘 영화다.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던 아버지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을 만나 딸의 흔적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작전' 이호재 감독이 연출하고 이성민 이희준 이하늬 채수빈 김원해 등이 출연한다.
휴먼 로봇 감동 드라마를 표방하는 영화는 '감성 로봇'을 전면에 내세웠다. 살아 있는 생명체가 아닌 로봇과의 교감이 통할 수 있을까.
14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 감독은 "익숙함 속에 감동이 있는 작품"이라며 "독특한 소재가 담은 따뜻한 내용을 연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 '소리'의 외적인 면보다 내적인 면에 차별화를 꾀했다고 말했다. 소리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에서 도청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공위성 로봇.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인식하고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가졌다.
이 감독은 '소리'의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미세한 조종과 더불어 시선 처리에 신경을 썼다. 이를 통해 서먹했던 아버지와 딸이 친해지는 과정을 그렸다고 이 감독은 말했다.
이성민이 주인공 김해관으로 분했다. 아무런 증거도 단서도 없이 실종된 딸의 흔적을 찾기 위해 10년 동안 전국을 찾아 헤맨 아버지로 모두가 포기하라며 말리지만 딸이 돌아올 거라 믿고 있다. 어느 날 해관은 로봇 소리를 만나 딸을 찾기 위한 동행에 나선다.
이성민과 '소리'와의 호흡이 영화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이성민은 "소리 목소리를 맡은 보이스 액터와 대사를 맞췄다. 로봇과 함께 하면서 즉흥적인 연기가 나왔다. 처음엔 힘들었는데 중반부터는 진짜 사람과 연기하는 기분이었다. 소리의 연기가 기가 막혔다"고 설명했다.
실제 딸을 둔 이성민은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버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고, 이 감독은 "이성민은 1인 2역 같은 연기를 해줬다. 엄하고 따뜻한 아빠의 모습을 제대로 연기한 배우"라고 극찬했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로봇 '소리'의 목소리는 배우 심은경이 연기했다.
심은경은 "인물이 아닌 로봇을 연기하는 건 이번 작품이 처음"이라며 "절제되고 감정 없는 연기이지만 그 속에 소리만의 따뜻한 감성을 묻어냈다"고 말했다.
이희준은 국가정보안보국 소속 요원 신진호 역을 맡았다. '소리'를 찾는 일을 맡으며 승진을 노리고 있는 인물이다.
시나리오가 신선해서 출연했다는 그는 "로봇과 인간이 얽힌 이야기가 재밌게 그려져서 덥석 물었다"고 웃었다.
이하늬는 한국 항공우주연구원 소속 박사 강지연 역을 맡았다. 헤어진 남자친구의 정보를 캐낼 목적으로 '소리'를 찾는 국정원의 요청에 자원했다가 해관의 사연을 접한다.
이하늬는 "'로봇, 소리'를 어떤 장르에 넣어야 할까 고민했다. SF 휴머니즘 드라마일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모습을 지닌 영화가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할리우드 로봇들이 익숙한 상황에서 한국의 정서를 녹여낸 로봇이 새로웠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해관이 10년 동안 헤매는 실종된 딸 김유주 역은 떠오르는 신예 채수빈이 맡았다. 채수빈은 "현실적인 부녀관계를 그려냈다"며 "어릴 땐 아빠와 친하게 지내다가 사춘기 즈음 멀어지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했다.
이어 "서먹하던 아빠와 딸이 점차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이 감동 포인트가 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충무로 감초 배우 김원해는 해관의 오랜 친구이자 뭐든지 고치는 진짜 달인 구철 역을 맡았다.
'로봇, 소리'는 2016년 1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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