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자 김현수, 볼티모어와의 궁합 '최적의 환경?'
볼티모어 외야, 좌익수와 우익수 자리 공석
우타 중심의 타선도 김현수에게는 호재
‘타격기계’ 김현수(27)가 볼티모어와 2년간 700만 달러에 합의했다.
아직 메디컬테스트 절차가 남아있지만 이변이 없는 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KBO리그 출신 세 번째 타자로 이름을 올릴 확률이 높다.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김현수는 조건만 맞으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이에 볼티모어, 샌디에이고, 오클랜드 등 복수의 팀들이 김현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팀으로 거론됐고, 결국 영입전에서 볼티모어가 최종 승리자가 됐다.
이제 관심은 볼티모어 내에서 김현수의 입지다. 최고의 무대에 발을 들인 만큼 김현수도 경쟁은 불가피하다. 한국 최고의 투수였던 류현진 역시도 스프링 캠프에서 코칭스태프에 눈도장을 받은 뒤 2년간 3선발로 팀 내 입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김현수의 경우 좀 더 주전 경쟁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티모어는 현재 김현수의 포지션인 외야 두 자리가 공석이다.
올 시즌 좌익수로 나섰던 스티브 피어스와 우익수로 나섰던 헤라르도 파라는 FA 자격을 얻었다. 이들은 타 팀들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고 있어 이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백업으로 나선 좌익수 놀란 레이몰드와 우익수 라이언 플라허티도 김현수가 못 넘을 상대들은 아니다.
레이몰드는 올해 61경기 타율 0.246 6홈런 20타점, 플라허티는 91경기에서 타율 0.202 9홈런 31타점에 머물렀다. 무대는 달랐지만 KBO리그 통산 타율 0.318 출루율 0.406를 기록한 김현수에 무게가 더 쏠린다.
1루로 눈을 돌려봐도 김현수에게 경쟁력이 있다. 볼티모어는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왼손 거포 크리스 데이비스와의 재계약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1루수를 소화할 수 있는 김현수가 경기 상황에 따라 자리를 대신할 확률도 높다.
현재 볼티모어에 팀의 간판 매니 마차도와 아담 존스를 비롯해 FA시장에서 영입한 마크 트럼보까지 우타자들이 넘쳐난다는 것도 김현수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다. 김현수가 가세한다면 자연스럽게 타선의 좌우 균형을 맞출 수 있다.
김현수를 영입하기 위한 볼티모어 구단의 의지 또한 김현수의 주전 보장을 예상할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빅마켓 구단이 아닌 볼티모어는 김현수에게 2년간 700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했다.
포스팅이 아닌 FA 계약이기는 하나 첫 해 연봉은 강정호(250만 달러)나 박병호(275만 달러) 보다 많고, 팀 내 외야수 가운데는 내년에 1633만3333달러를 받는 주전 중견수 아담 존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만하면 출전에 대한 걱정은 불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것은 실력 발휘만 제대로 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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