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안철수 신당 군웅할거…문재인은 결단을"

라디오서 "탈당? 미리 예고하는 경우가 어딨나" 긍정도 부정도 안 해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지난 2월 2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정책네트워트 내일이 주최해 열린 ‘박영선, 안철수가 말하는 경제성장을 위한 공정한 시장경쟁 좌담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전 원내대표는 21일 안철수 신당에 대해 "자칫 잘못하면 이것이 군웅할거(여러 영웅이 각 지역을 차지하고 서로 세력을 다툰다는 뜻) 시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천정배 의원의 신당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야권은 박준영 전 전라남도지사의 '신민당'과 천 의원의 '국민회의', 김민석 전 민주당 최고위원의 '민주당' 등으로 난립해 있고, 조만간 박주선 의원의 '통합신당'도 탄생할 예정인 상황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안철수 의원의)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비전과 시대정신이 과연 국민들의 생각과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냐는 것과 신당에 참여하는 인사가 얼마나 참신하고 유능한가가 중요하다"며 "또 신당의 리더가 오만하지 않고 겸허한 자세로 많은 것을 포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본인의 탈당론과 관련 "탈당을 하겠다고 미리 예고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사람의 진지한 선택이란 침묵 속에서 이뤄지고 표출될 때 힘이 있는 것"이라고 다소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

이어 "(기자들에게) 유도심문과 관련된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탈당을) 지금 고민하고 있지는 않다. 이미 1년 전부터 이런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상상을 했다. 그래서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생각을 정리해놓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탈당 고민 얘기는 절대 아니다"고 부인하며 "과연 야당이 어떻게 바뀌어야 국민들로부터 신뢰하고 믿을 만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알 속에서 상당한 부대낌이 있다. 알 밖으로 나오기 위한 여러 가지 창조적 파괴도 필요하다"며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성찰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전 대표의 탈당 가능성에도 "이 시점은 모든 상상이 가능한 시점"이라며 "이 위기를 하나의 기회로 삼아서 야권 전체의 변화의 동력으로 삼는다면 총선 승리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고, 마음 속에 오만과 남에 대한 배려를 하지 못한 상태로 다시 문을 닫아버린다면 야권이 다시 공멸하는 그런 위기가 될 것"이라고 피해갔다.

박 전 원내대표는 또 "국민들은 과거에는 야당이 그저 민주화를 외치고 투쟁을 하면 그것으로써 자신의 어떤 답답함을 해소하고 야당으로써의 역할을 다했다라고 평가를 해 줬지만 이제는 국민들이 야당에게 길을 묻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이 너무도 경제 실책을 하고 또 민주화를 역행시키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과연 우리의 삶이 어디로 갈 것이냐, 대한민국호가 어디로 갈 것이냐에 대한 길을 묻고 있다”며 그에 대한 답을 해주는 것이 야당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의 현재 상황에 대해 "한마디로 콩대는 가마솥 밑에서 타고 콩알은 가마솥 안에서 우는 형국"이라며 "문재인 대표 입장에서는 그동안 콩알과 콩대가 하나의 같은 줄기로 볶아대는 형국이었다면 이제는 콩대가 타면서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문 대표가 어떻게 행보를 하느냐에 따라 야권의 지형이 굉장히 많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며 "문재인당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대중정당으로 갈 것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 사퇴론에 대해선 "대표의 결단이 되기 위해서는 대표의 입에서 이것이 먼저 나오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마음을 비우는 자세의 결단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2년 총선 공천 당시 민주당이 다 이길 수 있다고 국민들이 생각했다. 그런데 친노와 운동권, 계파공천이 너무 치우쳐 실패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강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며 "또 젊은이들의 수저론, 부의 대물림과 불평등 문제에 대해 답을 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