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디에구 코스타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첼시 복귀전에서 모처럼 백조로 거듭났다.
첼시는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각)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에서 멀티골을 터트린 코스타의 활약으로 왓포드와 2-2 비겼다.
첼시는 지난 18일 성적부진으로 무리뉴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이틀 뒤 거스 히딩크 감독을 6개월 단기 계약으로 영입하며 잔여시즌 지휘봉을 맡겼다. 히딩크 감독은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첼시 소방수 역할을 부여받았다.
많은 이들이 히딩크가 첼시를 맡는 동안 풀어야할 숙제로 공격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는 곧 코스타의 거취 문제와도 직결된다.
지난 시즌 20골을 넣으며 첼시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던 코스타는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3골에 그치며 극도로 부진했다. 여기에 추잡한 경기매너와 돌출 언행까지 겹쳐서 이미지까지 바닥으로 치달았다. 많은 이들이 올 시즌 첼시를 둘러싼 각종 부진과 사건사고의 중심에서 코스타를 원흉으로 지목했을 정도다.
현지 언론들은 히딩크 감독이 첼시 지휘봉을 맡는 조건으로 수뇌부에 공격수 보강을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레스터시티의 제이미 바디 등 많은 공격수들이 1월 겨울이적시장에서 첼시의 영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홈팬들로부터도 야유를 받는 신세로 전락한 코스타는 방출설과 스페인 복귀설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됐다.
하지만 당장 발등의 불이 먼저였다. 히딩크 감독도 당장은 새로운 선수의 영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과감하게 코스타에게 다시 한 번 명예회복의 기회를 줬다. 팔카오나 로익 레미의 컨디션도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부득이한 선택이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코스타를 택한 히딩크 감독의 판단은 옳았다.
히딩크 감독은 첼시 복귀전에서 비록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코스타는 오랜만에 지난 시즌을 연상시키는 활발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코스타는 전반 32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첫 골을 신고했다. 후반 첼시가 역전을 허용하며 패배의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도 다시 한 번 코스타가 구세주로 나섰다. 코스타는 후반 20분 극적인 동점골로 첼시를 벼랑 끝에 살려냈다. 코스타의 시즌 4~5호골이었다.
골만이 아니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보도한 경기 후 집계에 따르면 코스타는 이날 첼시에서 가장 많은 활동량을 기록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기록했다. 최전방에서 수비수들과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펼치고 기회가 날 때마다 공수를 넘나들며 그라운드에서 전력질주를 아끼지 않았다. 코스타가 왓포드전에서 얼마나 절박함 마음가짐으로 임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코스타는 무리뉴 감독 경질과 히딩크의 부임을 전후로 서서히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다. 첼시 입장에서도 코스타가 부활한다면 그의 거취에 대하여 한 번 더 고민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첼시는 올 시즌 목표인 리그 4위권 진입과 UEFA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우승이라는 중요한 경기들을 앞두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컨디션이 좋은 코스타라면 그만한 공격수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2009년 당시 공존에 애를 먹는 디디에 드록바와 니콜라스 아넬카의 부활을 이끌어낸 바 있던 히딩크 감독이 코스타 역시 완벽하게 살려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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