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기모노 체험에 "소녀상 앞 기모노 패션쇼 해봐"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 일본 전통복장 대여에 네티즌 발끈
포항시가 조성한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에서 기모노를 입고 일제강점기 문화를 즐기는 관광상품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010년 포항시는 86억여원을 투입해 구룡포항 일대 일본인 집단가옥들을 재현해 ‘근대문화역사거리’를 조성하고 역사관을 신설했다. 구룡포항은 일제강점기 당시 조업권을 빼앗은 일본인들이 거주한 민족적 상처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문제는 역사거리에 위치한 일부 카페에서 일본 전통복장인 기모노, 유카타 등을 1시간 동안 입을 수 있는 체험 행사를 벌인 것이었다. 홍보 자료에는 일본 전통복장을 7000원~1만원에 1시간 대여를 해준다는 안내와 함께 “기모노, 유카타를 입고 근대문화가 느껴지는 거리를 거닐자”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일제강점기를 생각하며 기모노·유카타를 입고 다니는 행위는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네이트 사용자 ‘yong****’은 “위안부 문제로 시끄러운 이 마당에 분위기 파악 못하나”라고 말했으며 네이버 사용자 ‘shc2****’는 “일본에 의한 치욕의 근대문화가 그리도 그립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이버 사용자 ‘doll****’은 “왜? 식민지 체험관을 만들어 일본놈들 노예가 되어보는 체험은 더 좋지 않나?”라고 말했으며 네이트 사용자‘wins****’는 “소녀상 앞에서 그 복장 그대로 런웨이 한 번 해보지, 몹쓸 단순한 대가리로 저런 행사를 기획한 것들이 욕을 먹어야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소식을 접한 전우용 역사학자는 “유대인에게 나치 독일군복을 입히는 근대문화체험 공간이 있다면 어떤 꼴을 당할까?”라고 말했으며,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팀장은 “포항시와 상인들이 일본의 식민 지배에 대한 통렬한 성찰과 반성이 없는 가운데 이를 단순히 흥미 위주로 상품화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해당업체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행사(일본 전통복장 대여)는 민간 한일 문화교류의 하나다. 기모노, 유카타뿐만 아니라 한복도 대여하고 있다”며 “한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찾아와 문화교류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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