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구름’ 문재인 ‘번개’ 안철수 ‘바람’
<여야 3인 총선 기상도>김은 '박심' 문은 '내분' 안은' 인재'가 복병
총선을 90여 일 앞둔 지금, 여의도에 찬바람이 쌩쌩 분다. 선거구획정안 합의 실패, 쟁점 법안 미처리, 공천 밥그릇 싸움 등 여야의 동장군이 기세를 부리고 있다. 특히 안철수발 정계 개편으로 야권에는 ‘탈당 회오리’가 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총선 판국을 진두지휘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민의당 주축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날씨 상황은 특별하다. 이들의 행보와 선택이 총선 기상도를 요동치게 하기 때문이다.
‘김무성권’ 구름 조금…‘박심’ 무시 못할 듯
김무성권은 구름이 조금 낀 상태다. 햇빛은 보이지만 당분간은 구름이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정치 생명을 걸면서까지 약속했던 상향식 공천이 최근 이뤄졌다. 현행 당헌당규에서 규정한 국민(50%)대 당원(50%) 경선 여론조사 참여 비율에서 국민 참여 비율을 70%까지 올리는 안을 추인했다.
당초 ‘박심(박근혜 대통령 의중)’에 의해 제 뜻을 관철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휩싸였던 김 대표는 공천룰에서 일반 국민의 참여 비율을 높였다는 점에서 당 대표로서의 ‘명분’을 가져갔다.
하지만 아직 김 대표의 상황이 ‘맑다’고 보긴 이르다. 컷오프와 전략공천 가능성이라는 구름이 아직 김 대표 앞에 남아있다. ‘당에 심대한 해를 끼친 경우’ 등이 담긴 현역의원 평가제는 해석에 따라 현역의원 컷오프로 연결될 소지가 있다. 우선추천제나 단수추천제는 당 지도부에서 정하는 유력 인사를 선정하는, 사실상 전략공천의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예전부터 TK와 강남 3구 등 텃밭의 공천권 행사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친박 핵심’ 최경환 부총리가 여의도에 복귀했다. 김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최 부총리를 중심으로 친박계가 세를 결집하고 있다.
차기 대권을 바라보고 있는 김 대표로서는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필요하다. 굳이 박 대통령(친박계)과 대립각을 세워 험난한 대선 가도를 만드는 것보다, 앞으로 자신의 정치색을 숨기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심을 내세운 친박계에 인재 영입 등의 측면에서 ‘양보’할 가능성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10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김 대표가 상향식 공천룰을 관철했지만, 평소 행보를 보면 박 대통령과 친박계에 가려져 자기 색깔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져 나가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총선에서 ‘180석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지금 같은 행보를 계속 보이면 대권 주자 반열에서 점차 힘을 잃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권’ 흐림…당 수습 못 하면 천둥·번개 가능성
문재인권은 매우 흐리다. 곧 비가 올 것처럼 우중충하다. 탈당 러시가 계속되고, 총선을 앞두고 당 분위기를 수습하지 않으면 천둥·번개가 칠 수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가 멀다하고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문 대표는 차기 대권 주자에서 매번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거물급’ 인물이지만, 현재 본인의 상황은 ‘흔들바위’와 다름없다고 판단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20일 “야권이 하나가 돼 총선·대선 승리를 해야 하는데, 분열된 모습을 보여드려 송구스럽고 가시방석 위에 있는 것 같다”며 “내 처지가 설악산 흔들바위 같다”고 했다. 당 내서 흘러나오는 탈당 책임론, 리더십 부재론에 대한 딜레마적인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해 12월 13일 안 의원의 탈당 이후로 야권 정계 개편이 빠르게 진행되자 당 내 비주류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안 의원을 포함한 16명의 현역 의원이 더민주를 떠났다. 더민주의 ‘텃밭’인 호남에서 제1당 자리를 국민의당에 내줄 가능성도 있다.
비주류는 “문 대표가 포용보다는 불용과 편협의 길을 걸어오진 않았는지, 또 그것 때문에 여야의 모든 협상이 어려워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길 바란다”며 탈당의 책임을 문 대표에 돌렸다. 정치적 동반자인 친노(친노무현)계조차 문 대표의 리더십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문재인 간판’으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문 대표는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 충원에 힘 쏟고 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14일에는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영입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탈당 인원이 계속 발생하고, 총선에서 제1야당의 타이틀을 국민의당에 빼앗긴다면 문 대표의 입지는 물론 대권가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평론가는 “문 대표의 상황은 겉으론 우아해 보이나 물밑에서는 발을 허둥지둥 빠르게 움직이는 백조 같다”며 “대규모 탈당을 막지 못한다면 총선 이후 문 대표 체제는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권’ 맑음…인재영입 실패하면 구름 낄 듯
안철수권은 단 한 점의 구름도 없이 해가 쨍쨍하다. 안철수발 정계 개편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단, 최근 불거진 인재영입 실수가 또다시 발생한다면 구름이 낄 가능성이 있다.
안 의원이 더민주를 탈당한 이후 야권에는 ‘안철수 돌풍’이 또다시 불고 있다. 안 의원이 주축이 되는 국민의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민주를 앞서고 있다. 호남에서도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더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바람을 타고 안 의원은 대권 주자로 우뚝 섰다. 한 여론조사에서 약 1년 5개월 만에 더민주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을 제치기도 했다. 결국 유력 대권 주자는 ‘김·문·안’ 세 사람으로 좁혀져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안 의원은 2012년 대선 이후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선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끊이질 않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안 의원이 신당 창당 과정에서 참신한 인물을 영입하지 못하고 더민주 탈당파를 끌어안는 수준에만 그칠 경우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사전 검열을 충분히 거치지 못한 실수는 ‘새정치’라는 창당 취지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 지난 8일 인재영입 첫 사례의 실패는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이다.
이를 의식한 듯 안 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을 직접 맡았다. 인재 영입 실수로 국민의당 돌풍을 잠재우면 안된다는 뜻이 내포돼있다. 또한 문 대표가 더민주의 인재영입위원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민주와의 인재영입 대결구도를 선명히 하겠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이 평론가는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안 의원 개인에 대한 지지율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안 의원이 지금처럼 몸을 낮추고 외연을 확대해 나가는 행보를 이어간다면 총선에서 50석 이상 확보는 물론 제1야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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