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삼성 직업병 문제 "사회적 큰 틀에서 합의"
12일 사과·보상 이어 재해예방대책 합의
이견 조정 미숙한 한국사회에 큰 메시지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가 12일 재해예방대책에 대한 합의로 사실상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는 사과와 함께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세 주체간 사회적인 큰 틀에서 최종 합의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조정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 충정로 법무법인 지평사무실에서 삼성직업병 문제 3의제 중 ‘재해예방대책’ 문제와 관련해 조정 3주체 사이에 원만한 조정합의가 성립돼 사실상 최종 합의서에 서명한다.
조정위는 이날 합의서 서명 후 주요 조정 합의사항과 함께 조정위원회의 향후 과제와 일정 등에 대해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조정 3주체는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위), 반올림 노동자의 건강과 지킴이(이하 반올림) 등이며, 이들간 3가지 조정의제는 사과와 보상, 재발예방대책 등이다.
이번 합의가 재해예방대책 문제에 국한됐지만, 이미 다른 2가지 의제인 사과와 보상이 이미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삼성 직업병 문제는 사실상 최종적인 마무리절차에 들어간 셈이다.
삼성전자와 가족위는 "보상위원회를 통한 보상과 사과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해예방대책에 대한 합의를 이뤄서 기쁘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업병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사 공개적인 사과에 이어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개별적으로 전달하는 등 수차례 사과했다.
이어 지난해 9월부터는 조정위의 조정권고안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보상절차에 돌입, 현재 보상위원회를 통한 보상신청자 150여명 중 100여명에 대한 보상을 완료한 상태다.
여기에 이번에 3주체가 재발방지대책 문제에 대해 합의함으로써 3가지 의제 모두 사실상 해결하게 된 셈이다.
이에대해 반올림은 "3가지 조정 의제 중 이번에 합의하는 것은 재해예방대책 부분에 한정된 것"이라며 "사과와 보상 문제는 아직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반올림이 수차례 직업병피해자 보상문제가 불거질때마다 보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재발방지대책수립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던 만큼,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3주체간 합의는 사회적인 큰 틀에서 사실상 최종합의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 사회는 그동안 이견 조정과 갈등해소에 미숙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8년이란 시간이 소요됐지만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고, 갈등을 해소하는 쾌거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노동법 개정 관련한 노·사·정이 갈등을 겪고 있고, 세월호 문제도 1년 반을 끌어오면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등 사회적 논란에 대한 갈등해소에 적잖은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이런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양보할 것은 양보해가면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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