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분 금메달' 비난 폭주…"공영방송 본분부터 지켜야"

부수정 기자

입력 2016.02.11 11:46  수정 2016.02.11 11:47
KBS가 설 특집 프로그램 '본분 금메달'로 구설에 휩싸였다. KBS '본분 금메달' 홈페이지 캡처

KBS가 설 특집 프로그램 '본분 금메달'로 구설에 휩싸였다.

10일 방송된 '본분 금메달'은 상식테스트, 섹시 테스트, 개인기 테스트, 집중력 테스트 등 미션을 수행하는 여자 아이돌이 '언제든지 예쁘고 화를 내지 않는다'는 본분을 잘 지켰는지 확인하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언제든지 예쁘고 화를 내지 않는다'가 걸그룹의 본분이라는 것부터가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다.

게스트로는 EXID 하니·솔지, 트와이스 정연·나연·다현, AOA 지민, 오렌지캬라멜 리지, 나인뮤지스 경리, 여자친구 유주 등이 출연했다.

제작진은 상식 테스트를 가장한 이미지 관리 테스트를 선보였다. 문제를 푸는 도중에 벌레 모형을 던졌을 때 걸그룹들이 이미지를 관리할 수 있느냐 평가하는 식이었다. 제작진은 걸그룹 멤버들이 놀란 모습을 반복 재생해 강조했다.

영하 13도 날씨에 옥상에 나가 섹시 댄스를 추게 한 부분도 문제가 됐다. 노출 있는 옷을 입은 아이돌들은 단상에 올라 추위에 떨면서 춤을 췄다.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사실 이 단상은 체중계였고 걸그룹 멤버들의 몸무게가 공개됐다.

제작진은 멤버들이 각자 작성한 몸무게와 이날 측정된 몸무게를 신난 듯이 비교해갔다. 제작진은 이를 두고 '정직도 테스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과 온라인에서는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걸그룹을 대하는 방식이 불쾌했다는 지적이 많다. 걸그룹의 본분을 내세운 KBS가 공영방송의 본분을 지켰냐는 거다.

한 시청자는 "걸그룹을 배려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자극적인 콘텐츠로만 무장한 프로그램이라 가족들과 보기 불편했다. 공영방송이 이렇게 저급한 프로그램을 하다니 실망스럽다"라고 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걸그룹 몸무게 공개하면서 낄낄거리고 재미도 없었다. 공영 방송 맞느냐"고 꼬집었다.

한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 정말 KBS에서 제작한 게 맞느냐. 망신 주고 흠집 내고 그 상황에서 억지웃음을 지어야 하는 게 정녕 걸그룹의 본분이라고 생각하느냐. 이런 프로그램을 지상파에서 만들다니 부끄럽다. 프로그램 만들기 전에 공영방송의 본분 먼저 생각해보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도 "폭력적이고 편협하고 남성 중심적인 프로였다", "지저분하고 말도 안 되는 방송이었다", "일본 저질 방송 포맷 그대로였다"며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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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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