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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과 소월, 초판본이 날개돋힌 듯 팔린다


입력 2016.02.15 12:03 수정 2016.02.15 12:04        스팟뉴스팀

출판사 소와나무 기획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시작. 높은 재구매율

익숙하게 읽던 시의 초판본을 복간해 출간한 출판사가 젊은 여서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인터넷 서점 책소개 캡처. ⓒ출판사 소와나무

익숙한 시집을 재조명하는 초판본 열풍이 불고있다. 이번에 시인 백석(1912~1996)의 시집 ‘사슴’ 초판본의 복간본이 예약판매를 시작한 이래 1만 권이 넘는 주문이 들어왔다고 한다.

이번 ‘사슴’ 초판본의 복간본을 준비 중인 1인 출판사 '소와다리'의 김동근 대표는 2015년 11월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초판본을 복간해 출판계의 주목을 받았다. 1925년 중앙서림이 발간한 초판본을 내용과 표기, 활자까지 그대로 복원한 책은 처음이었다.

‘진달래꽃’은 발간 한 달 만에 인터넷 서점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처음 준비한 300권의 100배가 넘게 팔렸다. 다음으로 내놓은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름과 별과 시’는 나오자마자 교보문고 종합베스트셀러 7위에 올랐다.

여기에 백석의 ‘사슴’은 예약판매만으로 1만 권을 돌파했다. 이러한 초판본은 한자가 많고 세로쓰기로 되어있어 현대인들에게 가독성이 떨어지지만,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구매자의 80% 이상이 20~30대다.

이러한 초판본을 수집하는 여성들은 “1인 출판사가 공들여 기획한 상품에서 문학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근대 한국어로 명시를 읽는데 의미가 있다. 외국에서도 ‘셰익스피어 원문으로 읽는 법’ 같은 게 유행하지 않았느냐”며 수집하는 이유를 공유했다.

실제로 수집가의 욕구를 자극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진달래꽃’은 경성부 연건동 121번지에서 김정식(김소월의 본명)이 경성우편국 속달로 보낸 것처럼 명동 풍경 엽서와 대한제국 시절 우표를 함께 담았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1948년 3주기 초판본과 1955년 10주기 증보판, 그리고 시인이 후배에게 남긴 육필원고 복사본으로 구성했다.

‘사슴’은 나무 펜과 펜촉을 제공하는데, 준비한 펜이 모자랄 지경이라고 한다. 시리즈라는 것은 갈수록 판매량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오히려 판매량이 늘어나고 반복구매가 많다. 읽고 싶어서 사고, 소장하고 싶어서 사고, 선물하고 싶어서 사는 마니아층이 형성된 것이다.

이에 따라 다른 출판사들도 필사 등의 컨셉으로 소와다리와 비슷한 초판본을 내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마니아층에서는 “아이디어가 같다고 해서 감성도 배껴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평을 받고 있다.

소와다리 출판사 김 대표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영미나 일본문학도 내보려고 한다. 지금은 이상의 책을 작업하고 있다”며 “젊은 학생들이 책을 주로 구매하기 때문에 9800원의 저가정책을 고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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