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7일 잠실실내체육관서 벌어진 '2015-16 KCC 프로농구' 부산KT전에서 78-71 승리,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단독 5위를 확정한 삼성은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 오랜만에 봄 농구를 경험하게 됐다. 아직 끝나지 않은 고양 오리온과 안양 KGC의 3~4위 싸움에 따라 삼성의 6강 상대가 결정된다.
플레이오프가 남아있지만 삼성으로서는 의미 있는 시즌이다. 삼성이 정규시즌에서 5할 이상 승률을 넘긴 것은 2010-11시즌 이후 처음이다. 29승24패(0.547)를 기록 중인 삼성이 21일 동부와의 최종전을 이긴다면 2008-09시즌(0.557) 이후 무려 7년 만에 최고 승률에 도달한다.
실업 시절부터 한국농구 전통의 명문을 자부했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암흑기를 보냈다. 최근 5년간 세 번이나 플레이오프에 탈락했고, 그 중 두 번은 꼴찌에 그치며 창단 최악의 성적을 두 번이나 경신하는 치욕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이상민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김동광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삼성의 지휘봉을 잡았다. 의심의 여지없는 프로농구 최고의 스타출신이자 현역 시절 말년을 삼성에서 보냈던 이상민 감독은 말 그대로 구단이 공들여 키운 준비된 감독이었다.
하지만 삼성 감독직은 천하의 이상민에게도 극한 직업이었다. 삼성은 이상민 감독 부임 첫해 11승43패(0.204)라는 치욕적인 성적으로 꼴찌에 머물렀다. 특정팀 상대 최다연패 기록(모비스전 23연패), 역대 최다 점수차 패배(전자랜드전 54점차) 등 각종 불명예 예를 뒤집어썼다.
2015-16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치부심했다. 그야말로 물갈이 수준의 대대적인 팀 개편을 단행했다. 모비스 3연패의 주역인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을 동시에 영입했다. 창단 첫 우승의 주역이던 베테랑 가드 주희정도 불러들였다. 몸값 못하던 고액연봉자들을 대거 정리했다. 김준일을 제외하면 지난해 베스트멤버들이 모두 바뀌었다.
변화는 성적으로 이어졌다. 정규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지난 시즌보다 18승을 추가했다. 순위도 5위로 다섯 계단이나 단숨에 반등했다. 지난 시즌 내내 굳은 표정을 풀 틈이 없었던 이상민 감독도 다소나마 미소와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표는 아니다. 삼성의 천적 모비스는 지난해까지 팀의 주역이던 문태영과 라틀리프를 모두 떠나보내고도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경쟁팀의 우승 주역들을 흡수하고도 5위에 머문 성적표가 박수 받을 만큼 대단한 성적이라고 하기 어려운 모양새가 됐다. 같은 선수 자원을 활용하는 이상민 감독과 유재학 감독의 역량 차이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이상민 감독은 이제 플레이오프에서 새로운 시험대에 서게 됐다.
삼성이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마지막 승리를 거둔 것은 이상민 감독이 현역으로 활약하던 2008-09시즌이 마지막이다. 당시 삼성은 4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준결승에서 정규시즌 우승팀 모비스를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챔프전까지 올랐다. 단기전에서 보여준 역량을 지도자로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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