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가 장성우에게 남긴 가장 큰 후유증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가장 중요한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 연합뉴스
치어리더 박기량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프로야구 kt위즈 장성우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방법원은 24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장성우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장성우 전 여자친구이자 루머 최초 유포자로 알려진 박 씨에게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담당 판사 측은 “장성우가 유명 치어리더에 대한 허위사실을 메신저로 전송해 인터넷에 유포하는 원인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장성우는 지난해 4월 전 여자친구인 박 씨에게 박기량의 사생활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고, 훗날 장성우와 헤어진 박 씨는 그를 곤경에 빠뜨릴 목적으로 과거에 보냈던 문자들을 캡처해 SNS에 게재하면서 사태가 벌어졌다.
피해자는 이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경제적 고통과 손해를 감수해야했다. 장성우는 피해자로부터 지금껏 용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장성우가 사태가 발생한 이후 피해자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하고 재판 과정에서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점, KBO와 소속구단으로부터 이미 징계를 받은 점 등을 두루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로써 지난해 야구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장성우 사태의 법적 결말은 일단락됐다. KBO는 이미 이 건에 대해 유소년 봉사활동 120시간, 사회 봉사활동 120시간 징계를 내린 바 있어서 선고 이후 추가로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부적절한 언행으로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장성우와 박 씨를 통해 SNS나 사생활이라고 해도 타인의 명예를 모욕하고 훼손한데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분명한 선례로 남기게 됐다. 장성우 사태의 최대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박기량도 이번 판결을 통해 최소한의 명예회복을 이루게 된 것도 작은 위안이 될 만하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가 일단락됐다고 해도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성우에게 속죄의 고행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성우는 징계와 벌금형을 완수한 뒤 유명 프로야구 선수로서 동료와 선후배 야구인들, 팬들이 지켜보고 있는 그라운드로 돌아오기까지 따가운 시선을 감수해야한다.
이번 사태가 장성우에게 남긴 가장 큰 후유증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가장 중요한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법의 처벌에는 수위와 기한이라도 정해져있지만 팬들의 분노에는 기한이 없다. 과거 자살한 여성 아나운서의 스캔들로 도마에 올랐던 전도유망한 야구선수가 결국 조기 은퇴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장성우 소속팀 kt는 구단 차원에서 장성우가 선수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환골탈태 할수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kt 구단은 장성우가 별도로 선수단과 팬들에게 사죄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우는 앞으로 꾸준한 재능기부와 자기관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참회하겠다는 생각이다. 야구팬들도 그것을 지켜본 이후 장성우에 대한 용서 여부를 선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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